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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 호주, 중견국 역할 수행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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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G20을 위한 협력은 작년 이명박 대통령의 호주 방문 시 두 지도자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러드 총리는 세계 금융위기와 호주의 경제침체로 고심하던 중 이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 경험과 세계 금융위기 대처에 대한 복안을 경청할 기회가 있었다. 이후 양국 정상은 수시로 전화통화와 양자 회담을 통해 G20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해 왔다.

필자가 약 2년 전에 주 호주대사로 부임했을 때 러드 총리는 호주가 아·태지역에서 ‘창의적 중견국’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유엔을 위시한 다자체제에 적극 참여하고 역내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당시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3대 핵심 외교축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었다. 새 정부 역시 ‘신아시아 외교’의 기치하에 호주·인도·아세안 국가 등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고 국제무대에서 중견국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글로벌 코리아’의 의지를 천명했다. 바야흐로 두 나라는 중견국 동반자로서 세계경제, 기후변화, 개발협력, 테러리즘, 핵확산 문제 등과 같은 인간 안보 어젠다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는 데 함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기를 맞이한 것이다.

G20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양국은 무엇보다 G20의 제도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양국은 워싱턴 제1차 G20에서 천명한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타결을 위해서도 공동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호주는 자원부국이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선진 중견국으로 우리와 많은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철·석탄·우라늄 등 광물자원 전체의 30% 이상이 호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호주는 우리가 신아시아 외교를 구현하고 성숙한 세계 국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협력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2011년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한-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양호하다. 한-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순조로이 진행 중이다. 양국은 정상 간의 돈독한 신뢰관계를 토대로 중견국 가교역할을 함께 수행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김우상 주 호주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