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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 2001년 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자동차 업계 빅3가 경기부진을 이유로 공장폐쇄.인력감축 등 감산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내수 부진이 예상되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감산 여부가 관심이다.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인 대우자동차는 최근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면서 내년 생산 대수를 56만대(완성차 생산 45만대, 현지 조립생산 11만대)로 잡았다.

이는 부평.군산.창원 등 대우차 국내 공장의 생산능력 1백여만대의 50% 가량만 돌린다는 것이다.

올해 예상 판매량 81만대에 비해서도 30% 정도 줄어든 수준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내년 영업손실을 없애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이는 등 축소 경영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지난 9월 출범할 때 현재 5만대인 생산능력을 내년과 2002년에 는 12만대 규모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재고가 늘어나자 이달 생산목표를 당초 목표(5천5백대)보다 2천대가 줄어든 3천5백대로 낮췄다.

르노삼성차는 9월 이후 지금까지 매월 5백~1천4백대를 생산해왔기 때문에 내년 생산량을 당초 계획대로 가져가기 힘든 형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재고가 늘어나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는 감산없이 수출을 늘려 현재의 생산량을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내년 수출목표를 올해(95만대)보다 10% 가까이 많은 1백3만대 수준으로 잡았으며, 기아차는 내수는 올해(42만대)보다 줄이는 대신 수출을 올해(56만대)보다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유럽 시장의 여건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 이라며 "선진국 소비자들이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값싼 차를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싼타페.트라제 등 새로운 차종을 최근 투입한데다 중국.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어 수출 전망이 어둡지 않다" 고 말했다.

기아차는 카니발.옵티마 등 새 차종을 본격 투입하고 미국 판매조직도 확대해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대우차 감산의 반사이익으로 내수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은행인 CSFB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자동차 내수시장은 올해보다 5% 정도 축소되겠지만 현대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9%가량 늘어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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