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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문화계 결산] 가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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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해 가요계의 주요 이슈나 현상으로는 서태지의 화려한 컴백, 음반 판매에서 조성모의 독주와 god의 맹추격, 비디오형 여가수와 댄스그룹의 계속된 인기 등이 꼽힌다.

록 계열 뮤지션과 인디 출신 밴드들의 활약이 예년보다 미약했으며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시장이 활성화한 것도 한 특징이다.

팝 음반 판매량은 이제 가요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을 만큼 위축세가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리키 마틴 등 대스타도 국내에서는 10만장 판매가 어려울 정도다.

◇ 절반의 성공, 서태지 컴백=음반시장은 지난해보다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대해 ㈜사이더스의 정해익 이사는 "립싱크.댄스 일변도의 가요계 풍토에 염증을 느꼈던 20~30대가 서태지 컴백을 계기로 다시 음반 매장을 찾기 시작한 게 주요한 요인" 이라고 풀이했다.

그만큼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서태지의 컴백은 가요계의 한 사건이었고 또 성공적이었다. 다만 새 노래가 핌프록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였던 만큼 음반 판매에서는 조성모에 밀렸고 완성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 음반판매왕 조성모=미성(美聲)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내세운 조성모는 '가시나무' '아시나요' 등의 잇따른 히트로 2백만장에 이르는 앨범을 팔면서 음반 판매에서는 단연 수위를 지켰다.

10대들의 우상 H.O.T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거짓말' 등으로 대대적인 인기 몰이에 나선 그룹 god가 3집만 1백50만장을 넘게 팔면서 조성모를 맹추격했다. 신승훈과 유승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비디오형 여가수와 댄스그룹의 여전한 인기=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명 '비디오형' 여가수와 그룹의 잔치가 계속됐다.

핑클을 비롯해 샤크라.엄정화.백지영.이정현.김현정 등이 각각 3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TV쇼프로그램을 장악했다.

◇ 록 퇴조, OST 인기=올해는 서문탁 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활약을 한 로커나 록밴드의 이름을 대기 힘들 정도로 록계열 뮤지션들의 활약이 부진했다.

반면 드라마 '가을동화' 삽입곡을 담은 앨범이 50만장 넘게 팔리고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앨범도 인기를 모으는 등 OST 시장이 활성화했다.

◇ 잇따른 사건.사고=강산에의 대마초 흡연, 클론 멤버 강원래의 교통 사고로 인한 하반신 마비, H.O.T 멤버 강타의 음주운전에 이어 백지영의 사생활 비디오 사건 등이 연일 사회면을 장식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 전망=가요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록을 비롯한 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 모던록과 댄스그룹을 중심으로 일본.대만.중국 등 해외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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