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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 50여 명의 남자들을 껴안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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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 상품화냐, 문화 트렌드냐.”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을 노출이 심한 그라비아 화보 모델로 기용해 논란을 빚었던 미소녀 화보 브랜드 ‘착한 글래머’가 다시 그 여학생을 내세워 성인 남자들과의 아찔한 ‘프리허그’ 행사를 벌여 논란을 빚고 있다. 고 3 여학생에게 ‘강안 여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법적인 미성년자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세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지난 8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 서울 S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은정(18)양이 나타났다. 어깨가 노출된 패션과 망사스타킹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최양을 기다린 건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티켓을 받아 입장한 50명의 성인 남성들. 최 양은 그들과 30여 분 동안 돌아가며 다소 진한 ‘포옹’을 했다. 최양은 행사 후 “이렇게 많은 남자들을 안아본 것은 처음이다. 더욱 세게 안아주고 싶었다. 그런데 오히려 남자들이 물러섰다”고 당찬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최양의 화보는 교복을 입은 상태에서 속옷을 노출시키는 등 여고생 마케팅을 극대화시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심영규 착한글래머 대표는 “화보집에 노골적인 성행위나 유사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내용은 없다. 현행법상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양이 재학중인 S고등학교 관계자도 “학생들의 전체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노출의 자제를 당부하는 선에서 모델 활동을 허락했다”며, “최은정 학생의 모델 활동에 주변 친구들이 오히려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을 빌려준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관계자의 말은 뉘앙스가 달랐다.

“당초 가수 최은정의 쇼 케이스로만 알고 있었다. 자극적인 영상과 사진의 노출을 최대한 제한했지만 학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성년자 노출 마케팅, 제도 마련해야”

이날 행사뿐이 아니라 최양의 모델 활동은 법적인 미성년자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행 중인 10대 아이들 그룹 멤버가 자극적인 춤을 추는 것은 시대적인 문화 트렌드를 상징하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신체 부위를 직접 노출해서 얻어내는 성인콘텐트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

조원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의 경우 4~5세의 어린이가 수영복을 착용한 사진을 실은 화보집을 발매한다. 지금은 착한 글래머가 여고생을 대상으로 성을 상품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연령대가 중학생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도 법률이나 제도적으로 미성년자의 노출을 이용한 마케팅을 규정하고 제한할 시기가 왔다”고 비판했다.

영상기획제작팀 김정록, 임은미 기자

▶ [화보보기] 착한 글래머들이 다 모였다~

그라비아모델은?

신체의 노출을 크게 하지 않고 주로 전신 수영복,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세미 누드이며 성교 장면 등이 없어서 일반 포르노그래피 영상물과는 차이가 있다. 그라비아 매체의 모델은 그라비아 아이들이라 불리며, 주로 젊은 여성들을 모델로 삼는다. 일본어로 어원은 음각판 인쇄기법을 가리키는 프랑스어 그라비어(gravur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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