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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TV 가이드] 몸소 사랑 실천한 성인의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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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영화가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지나치게 극적으로 그리거나 비종교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격으로 가득 채우는 것. '무방비 도시'의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은 '전화의 저편'(1946)'독일 0년'(1947) 이후 도덕과 순교에 천착해 온 이답게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1950)에서 능란한 솜씨로 성 프란체스코를 '할리우드식 종교극'의 주인공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예수 다음으로 유명하다고까지 일컬어지는 성 프란체스코. 인간적이고 소박한 면모로 시대를 초월해 가장 사랑받는 성인이다. 27세이던 1209년, 프란체스코는 "병든 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며,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는 마태복음의 가르침을 듣고, 신발과 지갑과 지팡이를 모두 던져 버렸다. 고대 그리스도인들이 걸쳤던 겉옷인 튜닉과 세 겹으로 매듭지어진 밧줄을 허리에 매고 사랑의 실천에 나선 것이다. 이 때부터 1226년 생애 말기까지 병자와 가난한 자들을 위해 인생을 바쳤고 말년에는 급기야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고 손과 발에 수종이 생겨 고생을 하여도 죽는 순간까지 노래를 부르며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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