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GS마트·백화점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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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롯데그룹 영토확장의 끝은 어디인가. 롯데그룹은 9일 GS마트(대형마트)와 GS스퀘어(백화점)를 약 1조3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GS마트와 GS스퀘어의 임직원 2600여 명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고 4년 이상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이번 매각대금으로 현재 140% 선인 부채비율을 80%대로 낮추고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GS스퀘어(3곳) 점포를 인수함에 따라 전국에 29개 점포망을 갖추게 됐다. 이는 2위인 현대백화점(11개)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롯데마트는 GS마트 점포(14개)를 더하게 돼 점포 수가 84개가 됐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전국에 1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국내에서만 100곳이 넘는 점포망을 갖춰 선발업체인 이마트(127개)나 홈플러스(115개) 등과도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 롯데마트는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총 101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지난달 인수한 바이더웨이 덕에 3700개를 넘어섰다. 편의점 업계 1, 2위인 훼미리마트(4700여 개)나 GS25(4000여 개)에도 밀리지 않는 덩치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수합병(M&A) 성공으로 ‘국내 최대 유통그룹’이란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지난달 25일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사들인 지 보름 만이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올해 유통업계 최대 매물 세 곳을 롯데가 모두 가져간 셈이다. 유독 롯데가 대규모 인수합병 경쟁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내실 경영을 토대로 쌓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 덕분이다. 롯데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3조5000억원(2009년 6월 기준)에 달한다. 이를 무기로 2006년 8월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인수를 시작으로 3년6개월여 동안 총 15건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들어간 금액은 4조730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도 43개에서 56개로 늘어났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다른 유통 기업들도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은 2015년까지 매년 한 곳 이상씩 총 7개 점포를 추가로 내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신규 출점은 물론 충남 천안 아우리백화점 같은 지역 거점 백화점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를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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