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레이철·로셰트 … 김연아에게 도전장 내밀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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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선 김연아. [중앙포토]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가 그토록 고대하던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13일(한국시간) 개막한다.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났다. 궁극의 무대에서 훨훨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200점대 점수는 김연아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다. 200점을 처음 넘은 선수(207.71·2009 ISU 세계선수권대회)도, 그 200점을 넘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210.03·ISU 그랑프리 1차대회)도 김연아다. 하지만 최근 200점대 고지를 넘은 선수가 몇 명 더 생겼다. 아사다 마오(20·일본 주쿄대)와 레이철 플랫(18·미국), 조애니 로셰트(24·캐나다)다.

아사다 마오는 2009년 4월 일본에서 열린 ‘2009 ISU 세계 팀 트로피’ 대회에서 201.87점을 받았고, 12월 일본에서 열린 ‘전일본 선수권’ 대회에서 204.62점을 받았다. 그래서 일본이 떠들석했다. “다 죽은 줄 알았던 아사다가 살아나 일본의 금메달 희망을 밝혔다”는 거다.

레이철도 올 1월 ‘전미피겨선수권대회’에서 200.11점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도 “플랫은 ISU 그랑프리 5차대회 때 프리프로그램에서 김연아를 이긴 적도 있다. 200점대에 올라서 어깨를 나란히 했으니 올림픽 희망도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경쟁하듯 로셰트도 ‘캐나다 피겨선수권’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64.15점과 프리프로그램 144.08점을 받아 208.23점을 기록했다. 캐나다 역시 “안방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우리 선수도 금메달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김연아에게 도전하는 건 이들뿐이 아니다. 안도 미키(일본)를 가르치는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는 최근 인터뷰에서 “안도가 김연아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도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를 이겼고, 프리프로그램에서 근소한 차이로 그에게 졌다”며 안도의 겨울올림픽 금메달이 꿈이 아니라고 했다.

김연아 객관적 우위 … 자신의 연기만 하면 돼

그러나 SBS의 방상아 해설위원은 “김연아를 제외하면 뚜렷한 금메달 후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선수들의 200점대 점수가 허구라는 거다. 그는 “자국 선수권은 국제 대회보다 더 좋은 점수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예술 부분에 대한 평가인 프로그램구성요소(PCS) 점수가 국제 대회보다 훨씬 후하다. 각 기술점수에 붙이는 심판 재량 가산점(GOE)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올림픽을 앞두고 자국 선수들의 ‘기 살려주기’ 차원에서 200점대 점수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도적 기량의 김연아가 조심해야 할 건 두 가지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가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 그리고 혹시 모를 심판 판정에 기죽지 말아야 한다. 김연아의 유년 시절 코치였던 신혜숙씨는 “몇몇 국제대회에서 의심스러운 판정이 있었다. 이러한 판정을 받은 선수는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된다. 다른 선수들보다 보통 10~20점 정도 높은 점수를 받는 김연아는 혹 이상한 판정이 나오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전지훈련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요즘 하루 6시간씩 훈련하고 있다. 실전과 똑같이 음악에 맞춰 프로그램을 가다듬는 데 주력한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결전지 밴쿠버로 들어가 24일 오전 10시 쇼트프로그램에, 26일 오전 10시 프리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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