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 문화나들이] "나도 튀고싶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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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화려한 카페,그리고 라이브 클럽….

이런 선입견 때문인지 나이가 어느정도 들면 왠지 주눅이 들 것만 같아 아예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이런 젊음을 느껴본다는 것 자체가 생홀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데다,잘 살펴보면 구석구석 수준높은 문화적 향취를 느껴볼 수 있는 명소들도 적지 않다.초겨울로 접어드는 요즈음,오랫만에 좀 튄다 싶게 차려입고 이 곳으로 나가보자.

◇ 쌈지 스페이스〓홍대 정문에서 신촌쪽으로 4백m 정도 가다 오른쪽 남소아과 골목 초입에 있는 7층 건물. 카페.공연장.미술 전시장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이다.

1~3층 전시실에선 조각가 김종구 초대전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을 잴 수 있을까?' 가 열리고 있다.

20일까지. 쇳가루를 이용한 수평과 수직의 회화, 야외의 설치작품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시간회화 비디오, 조각 등의 실험적인 작업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음악 카페 겸 이벤트 클럽 '소리' 가 젊은 층에게 문화적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는 예술영화를 연속 상영하고 있으며 사방의 벽에 사진작가 윤석무씨의 작품을 상설 전시중이다. 젊은층 대상의 다양한 음악을 틀어주는데 희귀 음반이 많아 애호가들에게 인기다.

2층의 미디어시어터 '바람' 은 요즘 공연장으로 쓰인다. 이번 토.일요일 오후 7시30분에는 언더그라운드 밴드 '코코아(Cocore)' 가 모던 락을 들려준다.

기타리스트 겸 가수인 신윤철(신중현씨의 아들)씨도 게스트로 출연한다. 입장료 1만5천원(예매 1만3천원).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는 한국과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밴드 4개팀의 공연이 벌어진다. 1만2천원(예매 1만원). 02-3142-1695.

◇ 산울림 소극장〓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 로 창단한 극단 '산울림' 의 자체 전용극장.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관록을 자랑하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위기의 여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 작품을 엄선해 올린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창작극을 주로 공연하고 있다.

이달 말일까지 공연하는 '나혜석-불꽃의 여자' 역시 창작극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작가, 페미니스트였던 나혜석의 삶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나혜석 역을 맡은 신인 배우 박호영씨의 열연이 돋보인다. 평일 오후 7시, 수.금.토 3시 추가. 일 3시. 월 쉼. 02-334-5915.

◇ 홍익대학교 박물관(문헌관)〓74년 개관한 이 곳은 층별 면적 8백63평에 달해 전시와 학술연구를 위한 대학박물관으로서 손색없는 규모와 면모를 갖췄다. 특히 미술대학의 명문답게 각종 미술품들이 눈에 띈다.

2층에 있는 고고미술실은 선사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의 석기, 청동기, 토기, 불상, 회화 등의 고고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산수화가인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의 작품도 갖췄다.

3층의 자료실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유명화가의 작품을 포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 현대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4층 현대미술관에는 기획행사를 위한 특별전시실이 마련되어 각종 미술전시회를 개최한다.

월~금 오전 11시~오후 4시, 토 오전 11시~오후 1시. 공휴일.일요일은 휴관. 02-320-1322.

◇ 아티누스〓1993년 문을 연 아티누스는 '우리 안의 예술(Art In Us)' 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예술 복합 공간. 지난해 5월 재개관한 후 내.외관이 훨씬 나아졌다. 이 곳은 서점과 아트숍, 그리고 카페로 이루어져 있다.

순수 미술.건축.사진.디자인.공예 등과 관련한 서적 1만5천여종을 갖추고 있다. 잡지.비디오.CD-ROM 등도 취급한다.

아트숍은 악세사리에서 액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갖추고 있다. 개점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02-326-2326.

◇ 교통〓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을 이용하면 이 일대 지역을 도보로 다니기에 충분하다. 전철역을 기점으로 어디를 가든 15분이면 충분하다. 차를 가지고 올 경우 일명 주차장 골목이나 소규모 주차장에 유료주차를 해야 한다.

주차장 골목의 경우 저녁 7시 이후에는 무료주차가 가능하나 워낙 유동인구가 많아 주차공간은 그리 넉넉치 않은 편이다.

창무 소극장, 산울림 소극장, 쌈지 스페이스 부근에는 일반 버스 7번과 361번이 다닌다.

◇ 먹거리〓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홍대 앞 거리의 또다른 매력. 홍대입구 전철역을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면 떡볶이, 맛탕 등 분식의 화려한 향연, 일명 먹자골목이 펼쳐진다.

주차장 골목에 위치한 'Wood & Brick' (02-322-1162)은 이태리 요리를 주로 취급하는 레스토랑과 각종 와인 등을 판매하는 델리와, 그리고 계절별로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이뤄진 복합 레스토랑이다.

소설가 양귀자씨가 주인인 한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 (02-333-5616), 중국집 '메이메이' (02-337-7672), '솔로몬' (02-338-6290), 샤브샤브집 '샤브샤브' (02-322-6064), 버섯매운탕집 '지오' (02-323-1093), 해물요리 '천천어항' (02-333-6400)', 어떤 요리라도 즐길 수 있다.

김현정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