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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밸리는 지금] 우린 '지하철 밸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하철로 IT(정보기술)가 통한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밸리부터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일대의 포이밸리, 지하철 8호선 송파역 일대의 송파밸리까지 국내의 IT밸리는 모두 지하철로 이어진다.

여기다 최근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되면서 학동역에서 강남구청.청담역에 이르는 '청담밸리' 가 새롭게 가세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코페이지 이종세 사장은 "테헤란로와 가깝고 지하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좋아진 청담동을 선택하게 됐다" 며 "이제는 '지하철 밸리' 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고 얘기한다.

'지하철 밸리' 가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투자펀드나 컨설팅.창업.유통.홍보업체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요소들이 인근에 집결해 있어 기업경영이 수월하고 업계의 다양한 정보와 최신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미국 서부지역의 건조한 기후와 맑은 공기가 반도체 등 첨단 소재 연구에 최적 환경을 제공하는 실리콘밸리와는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지하철로 통하는 '비즈니스 중심의 밸리' 라면 실리콘밸리는 '연구개발 중심의 테크밸리' 인 셈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는 여유가 없는 환경에서 요즘 너무 비즈니스쪽으로 치우치지 않는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성과보다 순간적인 아이디어로 대박을 노리는 풍토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T밸리에 새로운 문화거리와 생활공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이곳에서 컨설팅업무를 하는 기업기술연구소의 박종오 원장은 "문화 부가가치가 담긴 기술.제품.서비스들이 쏟아질 때 T밸리가 진정한 벤처의 산실로 자리잡을 것" 이라고 말한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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