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중앙 김정일 전 처형 성혜랑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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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성중앙21은 12월호(11월 24일 발매)에 국내 언론 최초로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 전처 성혜림씨의 언니 성혜랑(65)씨를 유럽에서 만나 단독 취재한 내용과 성혜랑.성혜림.김정남(29.金위원장 아들)씨 사진을 공개했다. 세 사람의 사진 공개는 처음이다.

성혜랑씨는 여성중앙21 특별취재팀에게 "金위원장은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과 물건에 관심을 더 가져 '개방' 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金위원장의 언행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핵심만 짧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며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약속은 꼭 지킨다" 고 덧붙였다.

또 金위원장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쭉 살아온 사람보다 자본주의의 물을 먹고도 사회주의를 선택한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여성중앙21의 보도내용.

◇ 헤어 스타일과 안경〓金위원장의 헤어 스타일은 파마다. 원래 고수머리가 아니라 말총머리인데 북한에서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지 않기 때문에 머리가 자라 눈을 찔러 할 수 없이 파마를 했다.

金위원장은 밤늦게까지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셔 충혈된 눈을 가리기 위해 안경을 쓴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실제로 눈이 나빠 도수를 넣은 안경을 쓴다.

현재 쓰고 있는 안경은 일본 조총련에서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金위원장은 주변에서 안경을 권하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쓰고 나간다.

◇ 金위원장과 아들 김정남씨의 관계〓金위원장과 김정남씨는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비슷하다. 과격하면서 예민하고 예술방면에 뛰어난 것도 닮았다.

특히 글을 잘 쓰는 김정남씨는 어렸을 때부터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金위원장이 차려준 소형 촬영소에서 영사기를 돌리며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金위원장은 외국어 가운데 러시아어를 평양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 수준으로 하며 김정남씨는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 등 3개 국어를 구사한다.

◇ 金위원장과 성혜림씨의 관계〓金위원장은 자신보다 다섯살 연상인 성혜림씨를 집에서 부를 때 한국의 일반 가정처럼 '여보' 라고 불렀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 에미' 라고 소개했다.

金위원장은 어느 여자와도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김영숙씨를 정실이라고 하는 것은 김일성(金日成)주석 앞에서 합법화된 여자라는 의미 외에는 없다.

◇ 김정남씨의 후계자설〓웃기는 소리다. 후계자라는 말을 지금 할 단계도 아니고 내 동생(성혜림)도 원하지 않는다.

金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것은 그가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가장 능력이 뛰어났고 金주석의 과업을 가장 잘 계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습은 사회주의 본질에서 어긋난다.

한편 자세한 내용은 다음달 초 성씨의 자서전 '등나무집' 에 수록돼 출간할 예정이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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