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1500명 이번주부터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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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 가을 금융권의 신입사원 채용이 이번 주에 본격화한다.

그러나 채용 규모가 총 1500여명에 그치는 등 오랜 불황과 금융권 구조조정의 여파로 어느 해보다 금융업계로 들어가는 문은 좁아졌다.

더구나 인재를 유치하려는 금융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주특기'가 없는 지원자는 각별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전문성 갖춰야 유리=금융회사들은 금융업무 전문화에 따라 전문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금융업무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면서 '제너럴리스트'를 뽑아 전문가로 양성하기보다 아예 '스페셜리스트'를 우선적으로 뽑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150명을 모집하면서 나이와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았는데 변호사.재무분석사(CFA).공인회계사(CPA) 등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키로 했다.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를 뽑겠다는 얘기다.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와 내년 2월 졸업 예정자에게도 길은 열려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두 전문가만 뽑으면 조직이 돌아갈 수 없다"며 "최근 2년 이내에 취득한 토익 성적이 800점 이상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 150명을 선발키로 한 우리은행은 적재적소에 쓸 인재를 처음부터 구분해 선발한다. 글로벌 경영을 위해 해외 경영학석사(MBA)를 15명가량 선발하고,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해선 지방대학 출신 15명을 뽑을 계획이다. 100명가량은 직군별로 선발돼 개인과 기업고객, 투자금융본부 등 본부별로 인원이 할당된다.

◆개성과 열정이 관건=자격증이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별로 필요한 전문분야가 조금씩 다르고 지역 안배를 하는 곳도 있다. 나이.전공의 폐지를 선언한 금융회사도 있어 평소 준비한 대로 자신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사회봉사 경험자에 대해 가산점을 준다. 전문성이 있어도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지 못하면 어려운 여건에서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1차 서류전형을 인터넷으로 끝내는 것도 특징이다. 인터넷 전형에서 기본 요건만 걸러내고 실질적인 채용은 실무자와 임원 면접에서 결정하는 추세다.

농협 관계자는 "전문지식을 갖춘 것도 좋겠지만 신입사원인 만큼 제시된 문제점에 대해 순발력 있게 명확한 논리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발표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거창한 포부보다는 진솔하고 열정적인 사람이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카드사도 관심=LG화재.동원증권.현대해상보험.동부생명보험.동부화재해상보험 등도 신입 사원 채용을 위한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신한카드도 10월 중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두자릿수로 리크루트를 통해 원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들 제2금융권은 LG카드의 초봉이 3500만원에 이르는 등 은행에 못지 않게 급여가 많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보험회사에서도 보험계리사와 손해사정사는 물론이고 금융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우대를 받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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