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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마지막 특차 '소수점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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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상위권 학생에게는 변별력을 잃어 올해를 마지막으로 폐지되는 특차모집에서 '소수점 차이' 로 합격.불합격이 갈리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쉬운 수능 때문에 고득점자가 크게 늘어나고, 학교생활기록부.논술.면접 등 다른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덩달아 커지게 돼 수험생들은 수능 이후에도 논술 준비에 매달리게 됐다.

◇ 예상 점수 상승폭〓대입 전문기관은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Ⅰ영역의 점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여 다소 어려웠던 수리탐구Ⅱ와 외국어영역의 점수 하락 폭을 상쇄하고 남았다" 고 밝혔다.

입시기관들은 상위권은 1~6점 상승, 중위권은 1점 하락 또는 2점 상승, 하위권은 2~5점 하락 등으로 예상했다.

이는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상위 50% 이상 수험생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배치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올해 수능에서 쉬운 문제는 배점이 높고, 까다로운 문제는 배점이 낮은 기준이 적용돼 점수 상승이 가능했다" 고 말했다.

특차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대가 3백50점 이상이기 때문에 점수 상승이 예상되는 상위권에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 치열한 마지막 특차〓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올해 83곳이다.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대학이 많아짐에 따라 수험생들은 총점은 물론 영역별 성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특차모집 대학에서는 학생부 성적이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의 반영 비율은 19.2%, 고려대는 20%다.

특히 수능이 쉽게 출제됨에 따라 미세한 차이로 합격.불합격이 갈리는 일도 생기게 됐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특정 영역 성적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많아 수험생들은 지원 대상 대학의 전형기준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지원해야 한다" 고 충고했다.

특히 비평준화 고교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생들은 서울대처럼 교과목 석차 백분율을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불리하고, 평어(수.우.미.양.가)를 쓰는 대학에서는 다소 유리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수도권 대학 혼전〓수능이 쉽게 출제된 1998년 이후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성적이 좋았다. 고득점 재수생들은 '특차 카드' 를 최대한 활용할 전망이다.

수리탐구Ⅰ이 다소 쉬워 여학생들의 강세도 예상된다. 따라서 수도권 지역 상위권 대학의 특차와 정시 모집에서 자연계는 의대, 인문계는 법대 등에 고득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홍준.정용환.김승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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