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집단주의 버려야 구조조정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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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우선 집단주의 성향의 기업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드 컴퍼니 한국지사의 베르트랑 포인토 부사장은 13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고문에서 "한국은 기업 문화의 측면에서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고 말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 경영자들은 정부의 압력을 받거나 부도 위기에 놓이기 전에는 먼저 비용을 줄이고 비효율적인 자산을 내다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바람직한 경영진의 모델은 고용과 자산을 늘리는 확장 쪽에 맞춰져 있으며,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다운사이징은 금기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용감한 경영진이 있어 구조조정을 시도할 경우 종업원과 동료의 강한 저항을 받게 되며, 혹시 실패할 경우엔 가혹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에게 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국부 유출이라는 시각에서 보는 국수주의 성향을 문제로 꼽으면서, 한국에서는 중요한 자산의 해외 매각이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직한 노동자들이 경제적으로는 물론 사회.가정적으로도 심한 타격을 받게 되는 것도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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