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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 도요타 차, 미국과 페달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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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일본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차는 안전한지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코리아는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발표된 일부 차종의 가속페달로 인한 리콜과 관련해 사흘 뒤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에서 판매되는 캠리와 라브(RAV)4 모델은 일본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 판매 차종과는 부품·형상·재질이 달라 리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캠리와 라브4는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돼 지난해 12월까지 각각 1439대, 391대가 판매됐다. 특히 캠리는 7∼8개월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차종이다. 매달 500여 대밖에 공급되지 않아 4000여 대의 계약이 쌓여 있을 정도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캠리·라브4·프리우스(하이브리드) 등 3개 모델과 렉서스 브랜드의 차종을 팔고 있지만, 이 중 프리우스와 렉서스는 리콜 대상 차종이 아니다.

리콜 문제가 불거지자 국토해양부와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는 지난주 국내 도요타 딜러를 방문해 해당 차량을 조사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미국에서 생산된 차종과는 다른 형태로 가속 페달이 제작됐다는 것을 확인한 정도다.

도요타코리아에 따르면 캠리 계약자의 3% 미만이 이번 리콜 사태로 계약을 취소했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 있는 미국산 캠리는 주재원 등이 사용하다 들여온 차량 50여 대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리콜 해당 차종인 2008년 이후 생산된 차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과 어떻게 다른가=리콜 대상인 미국산 캠리·라브4 등 8개 차종의 가속 페달은 일본에서 생산하는 차와 다르다. 미국산은 서양인의 큰 체격에 맞게 페달이 크다는 것. 또 페달을 밟았다가 뗐을 때 복원되는 방식이 미국산은 기계식인데 비해 일본산은 스프링식이다.

도요타코리아의 이병진 마케팅PR담당 차장은 “한국 판매차는 일본에서 제작된 스프링식이라 이번 리콜과 관련이 없다”며 “제대로 복원될 뿐 아니라 급가속 등 이상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리콜의 원인이 다른 전자장치(ECU)의 오작동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심정택(자동차 평론가)씨는 “이번 리콜 원인이 도요타가 발표한 것과 달리 가속페달 때문이 아니라 전자장치 때문이라면 도요타 브랜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 시판 차량도 리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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