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재검표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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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결정으로 7일 실시된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재검표가 끝날 때까지 '진행 중' 이다. 당선자도 미개봉이다.

이 주의 선거법은 득표차가 0.5% 이하일 경우 재검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밥 버터워스 법무장관은 "8일 오후(현지시간) 재검표를 시작할 것이며 세계의 관심을 의식해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 고 밝혔다.

이미 개표된 부분에 대한 재검표는 컴퓨터로 이뤄져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플로리다에 도착하지 않은 해외 부재자 투표를 둘러싼 불투명한 해석이 있어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선거법은 투표장의 투표종료시간인 7일 오후 7시까지 도착한 부재자 투표만 개표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CBS방송은 "투표일이 지나고 10일 내에 배달되는 부재자 투표도 유효하며 해외주둔 군인들의 투표 등 2천~3천표가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다" 고 보도해 혼선을 제공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추가 부재자 투표 개표는 없으며 이르면 8일 저녁 늦게 재검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선거위원회나 다른 연방기관이 투표결과를 집계해서 며칠 내에 공식 발표하는 제도는 없다. 선거위원회는 선거자금법 등 일반적인 선거만 관리하지 투표와 개표는 전적으로 주정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각 주가 집계를 끝내면 언론기관이 이를 모아 보도할 뿐이다. 이번의 큰 파문은 플로리다 주정부의 공식 집계가 끝나기 전에 방송에서 부시 후보를 이 지역의 승자로 서둘러 발표하는 바람에 벌어진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 당선자가 정권인수를 위해 여러 사안을 추진하는 것에 관한 법이 있다. 따라서 플로리다의 재검표가 완료돼 당선자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까지 한때 당선자로 알려졌던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지사의 신분이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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