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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리모델링] 3개 주머니를 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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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2일부터 서울·부산 등 전국 6개 광역시에서 열리는 ‘중앙일보 재산 리모델링 전국 순회컨설팅’이 시작됩니다. 은행·보험·증권·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스스로 자산과 씀씀이를 관리하고 최선의 투자방식을 찾아내는 요령을 제시합니다. 참가비는 없고 별도의 신청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여하신 분께는 ‘재테크 자가진단 키트’와 ‘재산 리모델링 가이드 북’을 드립니다. 자문단이 제시하는 성공적인 리모델링의 원칙을 소개합니다. (세부 일정은 11일자 E2면 참조)

◆ 투자가 저축보다 우선=재산 리모델링은 자신과 가족의 재무상태가 어떤지, 은퇴 뒤까지도 내다 보고 들어갈 돈이 얼마인지를 따져보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이를 위해'세개의 주머니'를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우선 '저축 주머니'다. 6개월 정도의 생활비나 학자금.주택 대출금 같은, 누구나 다 갖고 있어야 하는 돈이다. 은행예금이나 투신사가 취급하는 머니마켓펀드(MMF) 또는 단기공사채 등에 넣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목돈이 들어갈 자금을 모아두는'자산 형성 주머니'도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나 결혼 비용.주택마련자금.노후생활자금 등에 쓰일 돈이다. 다른 하나는'투자(트레이딩)주머니'로 여기에는 보통 갖고 있는 금융자산의 20% 안팎을 넣어두는 것이 알맞다.

자문단은 무엇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저축보다 투자를 더 중시할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당장 1000만원을 갖고 있어도 연 물가 상승률이 4%대가 이어진다면 돈의 가치는 3년 뒤엔 889만원, 10년 뒤엔 675만원으로 줄어든다.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이 있는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재산을 늘릴 방법이 없는 것이다.

김성우 자문위원(신한은행 강북PB센터 팀장)은 "투자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 수익률을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똑같은 돈이라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여러 차례로 나눠 투자하는 게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투자신탁 수익증권(펀드)이다. 펀드 상품은 전문가들이 투자 상품을 분석해주고 분산 투자까지 해준다. 특히 적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붓는 적립식 주식형 펀드는 주가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얻도록 설계돼 있다.

부동산의 경우 뭐든 사두면 이익이 나는'불패 신화'는 옛날 얘기가 됐다. 정부 정책과 투자 환경이 크게 바뀐 탓이다. 특히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이다. 양해근 자문위원(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실장)은 "양도세 등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나 세 채 이상의 집을 사는 식의 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내집 마련 역시 꼼꼼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도는 지방보다는 서울.수도권의 30평형 이상 아파트가 자산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귀띔한다. 집을 살 때 적정한 대출 규모는 전체 구입 금액의 30~40% 이하다.

보험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금융 상품이다. 우리가계의 경우 집집마다 5~8개 이상, 과도하게 보험을 들어 되레'구조조정'이 시급하다. 김기영 자문위원(메트라이프 재정컨설턴트)은 "소득의 5~8% 정도가 적정한 보험료"라며 "해약 환급금과 보험금이 정해진 정액보험보다는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변액보험이 저금리시대에 적합하다"고 했다.

◆ 재테크 스케줄을 짜라=김대환 자문위원(미래에셋 증권 삼성역 지점장)은 "돈의 쓰임처와 여건이 연령별로 모두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나이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 초중반이 가장 신경 써야하는 것은 괜찮은 금융상품을 통해 목돈을 만드는 일이다. 주택청약예금 등 내집 마련을 위한 통장에 가입하는 일도 바로 이 시기다. 자문단은 이들 사회 초년생이 들 만한 금융상품들을 추천했다. 저축상품으론 근로자우대저축.근로자우대신탁 등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다.

결혼으로 가정을 꾸린 20대 초반~30대 초중반은 주택 구입 자금을 모으는 데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조성환 자문위원(외환은행 PB사업부 차장)은 "일생에서 가장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기는 결혼 직후부터 자녀가 취학하기 전"이라며 "지나치게 많은 여가 생활비를 쓰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30대 후반~40대 등 이른바 '386세대'들의 재테크는 대부분 자녀 교육비와 목돈 마련, 혹은 집 평수를 늘리는 쪽에 쏠려 있다. 자문단은 자녀 교육비 마련은 장학적금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일반 세금우대적금은 11.2%의 세금을 떼지만 장학 적금의 세율은 10%라 그만큼 더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은행에서 취급하는 장학적금은 미취학 아동은 100만원까지, 중고교생은 2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집 평수를 늘리려면 중대형 분양 조건을 단 청약예금이 훨씬 유리하다. 김재언 자문위원(삼성증권 부동산 컨설턴트)은 효과적인 청약예금 활용법을 제시했다. "일단 청약부금에 가입한 뒤 2년이 지나서 자신이 원하는 평수에 맞춰 청약예금으로 전환하거나 작은 평수의 청약예금에 들어 2년 후에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으면 큰 평의 청약예금으로 바꾸는 게 좋다." 은퇴를 앞뒀거나 일선에서 물러난 50~60대들이 재테크에 나설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바로'안정성'이다. 투자금을 날리면 이를 회복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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