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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 포 탐지레이더 재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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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이 서해상에 사흘째 해안포를 쏜 29일 백령도 하늬해변에서 주민들이 굴을 채취하고 있다. 뒤로 북한의 장산반도가 보인다. [백령도=김태성 기자]


◆군, 백령도·연평도에 대포병레이더 배치=국방부는 북한군이 서해 NLL 해상으로 포 사격을 실시함에 따라 백령도와 연평도에 감시레이더를 배치할 방침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간담회 후 “군 당국은 과거 연평도 인근에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대포병레이더(AN/TPQ)를 배치했다가 철수했는데 이를 백령도와 연평도에 고정 배치하는 것을 추진키로 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지난해 연평도 인근에서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자 육군의 AN/TPQ를 해병대에 임시로 배치했다. 그러나 긴장이 완화되자 수도권 이북 지역의 육군 부대로 원상 복귀시켰다. AN/TPQ는 수도권 북쪽에 집중 배치된 북한의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방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육군은 아직 충분한 대포병레이더를 갖고 있지 않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대응 태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백령도와 연평도에 신형 K-9 자주포를 더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두 섬에는 수개 포대 수준의 K-9이 배치돼 있다. 1개 포대는 K-9 자주포 6문으로 구성돼 있다. K-9 자주포는 사정거리가 45∼60㎞이고 자동화돼 있어 해주 및 장산곶 인근의 북한 해군 기지와 해안포 기지를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북한 포사격은 우리 군 훈련 맞대응?=북한 포사격은 합참 주관으로 진행하고 있는 비공개 훈련에 맞대응한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6~28일 종합전투참모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을 위한 예행 훈련의 성격도 띠고 있어 북한 군부가 민감하게 반응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이 연습 당시 동·서해의 군통신망을 차단하고, 세 차례에 걸쳐 경의선 도로를 폐쇄했다.

글=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정용수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대포병레이더 AN/TPQ-36과 37=북한군이 해안포나 장사정포를 발사하면 소리 등을 통해 사격한 포의 지상 위치를 30~60초 이내에 찾아낸다. 대포병레이더는 북한군의 야포 위치를 곧바로 우리 군 K-9 자주포에 전송해 북한군 해안포가 동굴 속으로 숨기 전에 아군이 대응 사격을 할 수 있게 해준다. 27일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 당시 대응한 벌컨포의 레이더는 물체의 공중 위치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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