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새 회장 3월 주총 전 선임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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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B금융지주 조담(58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사진) 이사회 의장은 “3월 주주총회 직후 새로운 이사회 의장이 선출될 것”이라며 “새 회장은 이번 주총 전에 뽑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28일 기자와 통화를 하고 지난 27일 열린 KB금융 이사회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사외이사 2명이 사퇴하거나 연임 포기를 했고, 새 사외이사를 선출하기 위한 자문단을 구성키로 했다. KB금융은 그동안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의장은 “사외이사 선출 과정에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단 구성만으로는 미흡하지 않으냐는 질문엔 “현재 법과 규정으론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이사회 내 기구”라며 “이사가 아닌 사람이 정식 구성원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자문단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조 의장은 “다음 달 5일 이사회에서 사추위와 자문단 구성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금융 이사회 규정상 사외이사를 뽑는 사추위는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사외이사 추천을 의뢰할 것이냐는 질문엔 “사추위와 자문단이 구성되면 논의할 내용”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KB금융은 새 사외이사 선출이 끝나면 최근 발표된 모범규준과 자체 컨설팅 결과를 취합해 종합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관심이 모아졌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왜 하지도 않은 얘기(사외이사 사퇴)가 나도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조 의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지만 이미 5년간 재임을 했다. 지난 25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임기는 5년으로 제한되지만 이번 주총에서 새로 뽑히는 사람부터 적용된다. 그는 “지금은 의장으로서 3월 주총까지 이사회를 잘 이끌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사외이사들이 주총에서 선임되면 호선을 통해 새로운 이사회 의장을 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임기가 1년이다.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는 분리돼 있다.

그는 현재 공석인 KB금융 회장은 3월 주총 전에 뽑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추위를 통해 새로운 사외이사를 뽑고 이들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사전검사 과정에서 조 의장이 재직하고 있는 전남대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등록한 국민은행 직원 현황을 조사한 것에 대해선 “검사 중인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김원배 기자

◆조담=고려대 경영대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무관리가 전공이다. 2005년 3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2008년 9월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자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에 뽑혔고 지난해 10월 회장후보추천위원장으로서 새 회장 선임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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