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9.7인치)의 디스플레이 크기에 1.27㎝ 두께, 680g의 무게인 아이패드가 공개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냈다. 외형을 보면 화면이 노트북만큼 커진 ‘빅사이즈 아이폰’이었다. 커진 화면만큼 웹 브라우징은 물론 동영상이나 e-북(전자책) 등의 콘텐트를 이용하기 더 적합해졌다. 게다가 이미 출시된 어떤 넷북(미니 노트북)보다 얇고 가벼워 소지하기 편해졌다. 첨단 스마트폰인 아이폰처럼 멀티터치를 지원하며 정전식이어서 터치 반응 속도가 매우 뛰어나다.
배터리 용량은 최장 10시간 동안 동영상 등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잡스는 “샌프란시스코발 도쿄행 여객기 안에서 내내 비디오를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표현했다. 배터리 수명은 5년에 이른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 e-메일·동영상과 음악 재생·e-북·게임 등을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창고인 앱스토어에 올라있는 14만 건의 애플리케이션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실물 크기의 애플 ‘아이패드’. 제품가격은 499달러(약 57만8000원)에서 829달러(약 96만원)까지 다양하다. [애플 제공]
아이패드가 어정쩡한 제품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행사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처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다. 고객을 끄는 킬러 콘텐트가 눈에 확 띄지 않는다”고 평했다. 애플 제품 사용자 모임인 ‘케이머그(KMUG)’의 한 네티즌은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데다 결정적으로 카메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PC라기보다 엔터테이먼트용 장난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마존 킨들의 컬러버전 같다”고도 했다.
잡스는 2001년 MP3플레이어인 아이팟과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 등 혁신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IT 업계의 ‘창조적 파괴’를 주도해 왔다. 그래서 업계에선 이번 아이패드를 통해 혁신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잡스는 이날 발표회에서 “요즘엔 누구나 스마트폰과 PC를 쓰는데 이를 연결해줄 기기는 없을까 고민해 왔다. 어떤 측면에선 스마트폰보다, 또 다른 측면에선 PC보다 좋은 기기가 나와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패드”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태블릿 PC=평평하고 얇은 판(tablet) 형태의 모바일 PC다. 키보드 대신 화면에 손가락이나 펜 모양의 도구로 입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