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태블릿PC ‘아이패드’ 넷북보다 가볍고 폰처럼 다루기 쉬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미국 애플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사진)가 또 하나의 신화창조에 도전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제품 격인 얇고 가벼운 ‘태블릿(tablet)PC’를 통해서다. 이 회사는 2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웨이나 센터에서 세계 300여 명의 취재진과 정보기술(IT) 관련 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패드(iPad)’란 이름의 새로운 모바일 기기를 공개했다. 특유의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와 청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난 잡스는 “애플은 마법 같고 혁명적인 제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2010년을 시작하려고 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24.6㎝(9.7인치)의 디스플레이 크기에 1.27㎝ 두께, 680g의 무게인 아이패드가 공개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냈다. 외형을 보면 화면이 노트북만큼 커진 ‘빅사이즈 아이폰’이었다. 커진 화면만큼 웹 브라우징은 물론 동영상이나 e-북(전자책) 등의 콘텐트를 이용하기 더 적합해졌다. 게다가 이미 출시된 어떤 넷북(미니 노트북)보다 얇고 가벼워 소지하기 편해졌다. 첨단 스마트폰인 아이폰처럼 멀티터치를 지원하며 정전식이어서 터치 반응 속도가 매우 뛰어나다.

배터리 용량은 최장 10시간 동안 동영상 등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잡스는 “샌프란시스코발 도쿄행 여객기 안에서 내내 비디오를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표현했다. 배터리 수명은 5년에 이른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 e-메일·동영상과 음악 재생·e-북·게임 등을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창고인 앱스토어에 올라있는 14만 건의 애플리케이션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실물 크기의 애플 ‘아이패드’. 제품가격은 499달러(약 57만8000원)에서 829달러(약 96만원)까지 다양하다. [애플 제공]

전자책 콘텐트를 활발하게 쓸 수 있도록 새롭게 ‘아이북스’라는 스토어도 구축했다. 아울러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애플 홈페이지에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와이파이 모델을 3월 중 전 세계에 출시할 계획이다. 3G 지원 모델은 미국에서는 3월 중, 한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들은 해당국의 통신사업자들과 협의를 통해 출시 시기를 정한다. 다만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별도의 OS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아이패드가 어정쩡한 제품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행사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처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다. 고객을 끄는 킬러 콘텐트가 눈에 확 띄지 않는다”고 평했다. 애플 제품 사용자 모임인 ‘케이머그(KMUG)’의 한 네티즌은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데다 결정적으로 카메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PC라기보다 엔터테이먼트용 장난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마존 킨들의 컬러버전 같다”고도 했다.

잡스는 2001년 MP3플레이어인 아이팟과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 등 혁신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IT 업계의 ‘창조적 파괴’를 주도해 왔다. 그래서 업계에선 이번 아이패드를 통해 혁신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잡스는 이날 발표회에서 “요즘엔 누구나 스마트폰과 PC를 쓰는데 이를 연결해줄 기기는 없을까 고민해 왔다. 어떤 측면에선 스마트폰보다, 또 다른 측면에선 PC보다 좋은 기기가 나와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패드”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태블릿 PC=평평하고 얇은 판(tablet) 형태의 모바일 PC다. 키보드 대신 화면에 손가락이나 펜 모양의 도구로 입력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