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내의보내기 무산 진실은…] 이주영 태창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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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주영 ㈜태창 사장은 27일 "전경련이 말 못할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발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며 "사업이 재개돼 납품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므로 자제하고 있지만 적당한 시기에 전말을 공개할 용의가 있고 최악의 경우 법적 대응도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 전경련과 생산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 아닌가.

"물론 계약서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물론 니트연합회.쌍방울 등과 협의하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럴 것이라고 믿도록 상황을 만들어놓고 발뺌하는 것은 계약서를 작성해 일을 추진한 것보다 더 불공정한 거래다. 전경련 형동우 상무는 지난주 초 나와 통화할 때도 '취소된 것이 아니라 보류된 것' 이라고 말했다."

- 화의기업으로 자금운용이 빠듯할 텐데 무엇을 믿고 4월부터 내의를 생산했나.

"생산시점은 4월이 아니다. 하청업체와 7월 20일께부터 여러 차례 나눠 계약했다. 나는 북한을 10여차례 다녀왔고 북한 사정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지난 3월 북한과 계약할 때 연불(외상)수출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해 사업진행이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해 바로 생산 주문을 하지 않았다."

- 7월 말에 생산을 시작했더라도 전경련이 내의사업에 뛰어든 8월보다 한달이나 앞선 것인데 계약서도 없이 왜 미리 물건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나.

"전경련이 이 사업에 개입한 배경을 솔직히 말해야 한다. 8월 말 전경련이 사업에 나서는 것을 보고 '드디어 이 사업의 재원을 메워줄 주체가 나왔구나' 라고 생각했고 내 판단이 옳았다. 전경련이 1천만벌을 10월 말까지 보내겠다고 했는데 추석 연휴가 끼여 있는 9월부터 생산하면 안된다. 5백만벌을 포장하는데만 20일이 걸린다."

- 그래도 전경련이 추진하기 전에 사업을 시작한 것은 태창 책임이 아닌가.

"올 3월 북한 아태위원회 황철 실장이 연락해와 베이징(北京)에서 그를 만나 합의서를 작성했다. (태창은)현대가 금강산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부 승인아래 북한과 접촉했다. 1997년 원산~금강산 1백4㎞의 레일을 새로 깔아줬다. 금강산에 1백억원을 들여 샘물공장도 세워 거기서 생산되는 생수를 반입해 시판 중이다. 내의 역시 우리 마음대로 반출할 수 없다. 정부의 협력사업 승인이 떨어져야 하고 또 확실히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없었다면 그 일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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