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스라엘·PLO 강경파 3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동의 유혈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의 강경파들이 협상의 배후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강경파들은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 등 리쿠드당의 핵심세력들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측 과격파들은 알파타의 차세대 지도자인 마르완 바르구티 등을 중심으로 협상 움직임을 파괴하려 안달이다.

여기에다 철저한 극우 이슬람주의자로 미국을 공적 1호로 거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부호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도 오슬로 협정을 반대하고 무장에 의한 해방을 주장하고 있다.

◇ 마르완 바르구티(41)=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 핵심실력자인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알파타의 요르단강 서안 책임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 최대 정치집단인 알파타의 실세인 그는 당 정치조직이었던 '탄짐' 을 무장투쟁조직으로 키웠으며 1997년부터 아라파트의 평화노선에 반발, 무장독립 투쟁을 추구하고 있다.

대중영합적인 그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에서 '인티파다(무장봉기)' 를 선동,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이집트 6자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휴전안에 합의한 후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이 '지하드(성전)' 를 촉구하며 유혈분쟁을 일으킨 것은 그의 선동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줄기차게 탄짐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 오사마 빈 라덴(43)=미 해군 구축함 콜호(號) 폭탄공격의 배후 용의자 명단 1순위에 올라 있는 그는 이슬람 무장혁명을 주장하는 세계적 테러리스트다.

23일 그가 다시 미국인과 시설물 등에 대한 테러를 도모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98년 2백24명의 사망자를 낸 탄자니아.케냐 주재 미국대사관 폭파사건의 배후인물로도 지목받고 있다.

◇ 아리엘 샤론(72)=이스라엘에서 가장 부유한 목장주인 샤론은 아예 "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을 파기해야 한다" 고 주장하는 매파의 대표인물이다. 지난 7월 실패로 끝난 캠프 데이비드 협상 때는 바라크 총리가 지나친 양보를 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그는 중동평화협정이 와해 위기에 몰리고 바라크 총리가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궁지에 몰리면서 국내 정치에서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군 출신으로 82년 6월 레바논 침공을 주도했으며 같은해 9월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 사건의 책임자로 비난받아온 그는 지난달 28일 예루살렘 템플마운트(신전 언덕)의 알아크사 이슬람사원을 전격 방문, 현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조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