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둔 창원·마산시 주도권 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창원시는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10월에 열릴 환경엑스포행사 때 통합시의 환경수도 비전을 선포할 것을 21일 마산·진해시에 제안했다. 또 창원은 시민환경, 마산은 친환경해양, 진해는 생태관광도시로 각각 특화된 환경시책을 펴자고 제시했다.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관련 우수시책을 펴 온 창원시가 마산·진해시에 이들 시책의 전파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마산시는 밤밭고개·무학산·제2금강산~창원 천주산·정병산·비음산·불모산~진해 천자봉·대밭령·명동학포까지 60㎞ ‘소통의 녹색길’(산책로)조성을 창원·진해시에 제안했다. 마산시는 “이 길은 통합시를 하나로 묶으면서 국내 유일의 바다중심 명품 산책 코스가 될 것”이라고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창원·마산시가 7월 1일 정식 통합을 앞두고 기(氣) 싸움이 한창이다. 통합시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제시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합시장 또는 도지사에 출마예정인 박완수·황철곤 시장의 현안관련 기자회견도 잇따르고 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주도권’싸움으로 비쳐 지고 있다.

◆통합시 정책 잇따라=창원시는 최근 통합시 자전거이용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통해 진해군항제 때 ‘창·마·진 자전거 대행진’개최 등 다양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제시한 것. 창원시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6월까지 통합시에 걸맞은 자전거 활성화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마산시는 세 시를 잇는 관문인 봉암교(4차로) 주변에 제 2봉암교 건설을 제안했다. 봉암로 삼거리 쪽 주유소에서 창원 적현로를 잇는 길이 120m, 너비 20m(왕복 4차로)의 제2 봉암교 건설을 제시한 것이다. 1982년 가설된 뒤 세 시의 관문 역할을 해 온 현 봉암교 일대의 만성적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13일에는 두 시의 시장이 동시에 ‘창원대-부산대 통합 부적절’,‘통합시 장기비전 공동용역 발주 제안’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정책 개발 안간힘=창원시는 기획·사업부서를 통해 통합시의 비전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자전거 관련 좋은 시책은 나머지 두 시에 전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산시는 3개 시 화합과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행정국장을 중심으로 홍보·행정·기획·정책개발 부서 간부가 일주일에 하루 회의를 열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마산시는 통합에 앞서 공무원간 교환근무와 얼굴알리기 행사, 세 시의 시보에 상대 시의 시민생활정보 공유 같은 화합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두 시는 인맥을 동원해 상대 시 정보수집에도 열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창원시 조철현 공보감사과장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나친 경쟁으로 비쳐 질 것 같아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