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에 '바이오 공동체' 움트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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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덕 벤처밸리 안에 중소 벤처기업들의 '바이오 공동체' 가 움트고 있다.

13개 바이오 벤처가 한 건물에 입주해 서로 돕는 '대덕 바이오 커뮤니티' 가 그것. 인바이오넷이라는 생명공학 벤처가, 한효의 부도로 비어 있던 지상 1층, 연면적 5천평 규모의 한효생명공학기술원 건물(대전 전민동)을 지난 3월 사들이면서 '원스톱 바이오 협력 모델' 이 싹텄다.

'DNA 물질의 염기서열을 합성.분석하고 각각의 유전자 기능을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여기서 나온 신물질을 한 곳에서 제품화할 수는 없을까' 하는 이 회사 구본탁 사장의 구상이 모태가 됐다.

이로부터 인바이오넷을 중심으로 툴젠.크리스탈지노믹스.제노텍.스몰소프트.바이오프로젠.펩트론.제노포커스.엔비텍.한켐.로카스.엔비메트릭스.삼천리제약 등 13개 바이오 벤처가 지난 6월 한데 모였다.

이 모임의 인적 자원은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다. 연구진만 1백여명에 가깝고 이 중 박사급이 절반 이상이다. LG.삼성그룹에도 이 분야 박사급은 50~70명 수준이다.

이들 회사는 이런 잠재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4백50억원의 투자자금을 모았고 올해 예상매출은 중견 제약회사에 버금가는 1백50억원을 바라본다.

어찌 보면 이 공동체는 업종 특성상 필연적인 결과였다. 신생업체들이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고가 장비를 제각각 마련하다간 도저히 선진기술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이들을 모이게 했다.

시너지효과를 크게 하려고 사업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일례로 DNA 관련 소재개발 업체인 제노텍이 DNA를 합성하면 이를 바탕으로 생물 정보분석을 잘하는 스몰소프트가 데이터 분석에 나선다.

바이오 커뮤니티 입주사들은 실험시설.세미나실.도서관 등을 공유하고 사업 관련 지식.정보 교류가 활발하다. 입주업체들은 임대료 없이 관리비를 공동 부담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앞으로의 유망 벤처 모델은 분산.집중 전략을 쓰기가 쉬운 벤처 연합체" 라면서 "이 공동체는 압축 성장하려는 벤처기업들의 좋은 모델이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대전=김용석 조인스닷컴 기자, 구남평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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