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 작곡가 남북합작 새 통일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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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긴 노래가 남한 출신 작곡가와 조총련계 아동문학가의 합작으로 만들어져 최근 선을 보였다.

남·북한에서 애창되고 있는 ‘우리의 소원’작곡자 안병원(安丙元·74)씨가 곡을 만든 것이어서 새로운 통일 노래로 주목받고 있다.

노래 제목은 ‘우리 동네 꽃동산’.

이 사실은 캐나다에 살면서 잠시 귀국한 安씨가 악보와 북한에서 제작한 녹음테이프를 월간 중앙 11월호에 처음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노래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2월 安씨가 조총련계 재일본 조선문학예술가동맹 고문인 김아필(金兒筆·70)씨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이산가족들이 상봉해 함께 부를 수 있는 새 통일 노래를 만들어 보자”는 편지에는 金씨가 만든 노랫말이 담겨 있었다.

‘우리 동네 꽃동네 햇빛 밝은 꽃동산/울긋불긋 예쁜 꽃 송이송이 핀다네/우리 함께 손잡고 찾아가는 그날엔/고운 새도 잊었던 옛노래를 할거야/옛노래를 할거야(1절)’

安씨는 지난 3월 곡을 만들어 보냈으며 지난 9월 金씨로부터 노래가 녹음된 테이프를 우편으로 받았다.북한 피바다 가극단의 여성 4중창단이 노래한 것을 녹음한 것이었다.

작사자 金씨는 14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합작으로 만드는게 좋다고 생각해 ‘우리의 소원’작곡자인 安씨에게 곡을 부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노래는 일본에서 조총련을 중심으로 본격 보급중이다.

安씨는 “북한에서 제작된 것이어서 정치적으로 이용될까봐 공개를 망설였다”면서 “통일에 이르는 작은 디딤돌이 될 것 같아 공개했다”고 말했다.

정재령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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