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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예방하려면] 고기 먹을 땐 비계 떼어내고 … 토마토·녹차 즐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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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전립선암은 ‘착한 암’으로 불린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으면 5년 이상 생존율이 80%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이 천천히 진행되고 초기에 이렇다 할 자각증상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위험요인이다. 정기검진을 받지 않아 3·4기에 전립선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진단이 늦으면 골반·척추·간 등에 전이돼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전립선 없으면 성기능 떨어져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장기다. 방광 아래에서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크기는 길이 4㎝, 폭 2㎝, 깊이 2㎝ 정도로 밤톨만 하다. 무게는 15~20g이다.

전립선의 주요 기능은 정자의 ‘지원 부대’. 전립선에서 만들어지는 전립선액이 정자에 영양분을 주고, 활동성을 높여 임신을 돕는다. 전립선액은 알칼리 성질이다. 여성 나팔관의 산성 농도를 중화시켜 난자와 정자의 수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전립선액에는 정액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효소도 있다.

한 번 사정하는 정액의 양을 3mL로 볼 때 약 3분의 1이 전립선액이다. 사정 시 초반에 나오는 정액이다. 전립선은 암 등 악성 질 환에 걸리지 않는다면 그 기능이 상실됐다고 해서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는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홍성준 교수는 “전립선은 출산 계획이 없고, 암 덩어리가 자라지만 않으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장기”라며 “암으로 전립선을 드러내면 남성 피임수술인 정관수술처럼 정액이 배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립선에는 남성 성기의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과 혈관이 붙어 있어 전립선 제거 후 성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위험 3배

전립선암의 주요 원인은 유전·고령화·서구식 식생활 등이다. 홍성준 교수는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의 원인 중 10%는 유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노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전립선암 발병을 부추기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전립선암센터장은 “전립선암은 대부분 50세 이상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발병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식에서 육식·패스트푸드 등으로 식단이 서구화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 붉은 살코기의 포화지방산이 전립선암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남성호르몬도 전립선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 이상 증세를 느껴 발견했을 때는 이미 3·4기로 진행된 사례가 많다.

전립선암의 자각증상은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배뇨 장애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오줌 줄기가 가늘어 시원치 않다.

이강현 센터장은 “암이 3·4기로 진행되면 정액에 피가 섞여 있는 혈정액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암이 골반·척추 등 주변 뼈로 전이되면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은 1년에 한 번 검사받도록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고위험군인 50대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전립선특이항원(PSA: 전립선에서 생산되는 효소의 일종으로 암이 생기면 혈중 수치가 올라간다)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전립선암은 채혈을 통해 간단히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수치가 3 이상이면 조직검사를 받아 암 여부를 최종 확인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40대 때부터 검사를 받는다.

전립선암은 식생활의 영향이 크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을 많이 먹는 저지방식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물성 고지방은 전립선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색 살코기를 먹을 때는 비계는 떼어낸 뒤 먹는 게 좋다.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음식도 있다.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윤정한 교수는 “토마토 등에 존재하는 빨간 색소인 라이코펜은 항산화 효과가 있고, 카레의 노란 색소인 커큐민은 암 증식 전이물질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코펜은 지용성이어서 끓는 물에 데쳐 먹기보다 올리브유 등에 볶아먹는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 콩의 이소플라본, 비타민 E 등도 전립선암 예방효과가 인정된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 특정 음식을 편식하기보다 골고루 먹어 영양의 균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전립선암 예방 수칙

●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한 번 전립선암 검사를 받는다. ●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검사를 받는다.

● 토마토 등 신선한 야채·과일을 많이 먹는다. ●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한다.

●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눈에 보이는 비계는 떼내고 먹는다 ※자료 제공: 대한비뇨기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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