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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희망의 집 꾸미기'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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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대동벽지 자원봉사자들이 7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동광모자원에서 아이들에게 ‘희망의 집’을 꾸며주기 위해 무료 도배를 해주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말 이게 우리 집 맞아요?"

서울 노원구 중계동 동광모자원에 사는 김모(33.여)씨는 7일 낙서 투성이에다 군데군데 뜯겨나간 칙칙한 벽지가 화사하게 바뀌자 딸 영애(가명.초등 2)양과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1년 전 이혼한 엄마와 함께 방 한 개와 부엌, 화장실이 있는 10평 남짓한 곳에서 살고 있는 영애는 연분홍빛 새 옷을 갈아입은 방에 들어가 껑충껑충 뛰었다.

대동벽지(대표 강수헌)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는 We Start 운동에 뜻을 같이해 이날 영애네 집 등 모자원의 다섯 가구를 무료로 도배해줬다. 모자원은 18세 미만 어린이를 양육하는 저소득층 모자 가정에 재활의 기회를 주기 위해 3년간 무료 거주토록 하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재정은 정부가 지원하고 운영은 민간이 한다.

We Start 운동본부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마음놓고 쉬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펼치는 '희망의 집 꾸미기' 사업이 돛을 올렸다.

대동벽지는 동광모자원에 이어 이달 중 서울 구로구 고척1동 평화모자원의 여덟 가구도 무료로 도배해줄 예정이다.

대동벽지 양인식 차장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도록 밝은 색으로 집을 꾸며주고 있다"며 "무료 도배 행사를 전국의 모자원 가정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활 공간을 쾌적하게 꾸며주면서 아이들에게는 컴퓨터 선물도 전달됐다.

대동벽지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www.cyworld.com)는 1000만원씩 모아 서울 시내 모자원 여섯 곳에 컴퓨터 14대를 기증했다. 동광모자원은 기증받은 컴퓨터 네 대를 방과 후 공부방에 놓아두고 엄마들이 일하러 나간 동안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데 활용키로 했다.

이곳에 사는 영미(가명.초등 4)양은 "앞으로는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하러 PC방에 가지 않아도 되겠다"며 즐거워했다.

대동벽지와 싸이월드는 엄마와 아이가 쓰는 작은 공간을 희망의 집으로 꾸며주는 봉사의 취지를 확산하기 위해 네티즌들이 직접 벽지를 골라주는 행사를 싸이월드 사이트에서 벌이고 있다. 이렇게 선정된 벽지로 모자원 가정을 꾸며주는 것이다.

이날 동광모자원을 찾아 직접 도배를 도운 싸이월드 이우승 대리는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가꿔주는 일이어서 힘든 줄 모르겠다"며 "아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넓은 세상을 접하고 꿈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광모자원 김신욱 원장은 "이곳 엄마들은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정이어서 정부 보조금에다 일용직 등으로 일해 버는 수입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 간다"며 "힘든 여건에서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들에게 이웃의 따뜻한 손길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 문의 We Start 운동본부 사무국: 02-318-5003~4.

특별취재팀=최상연.김성탁 기자 <choisy@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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