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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종합경기장 사후 활용방안 막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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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최대 규모인 대구종합경기장의 사후 활용방안이 벽에 부닥쳐 대회 뒤 3천억원의 시설이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7만석 규모인 대구종합경기장의 경우 초기 유지비만도 한해 50억원에 이르는 데다 앞으로 20년간 보수비용을 포함한 연간 유지.보수비용이 2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규모의 월드컵경기장은 완공 이후에도 장기간 시 재정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2천9백25억원의 사업비로 1997년 7월 착공된 대구종합경기장은 현재 87%의 공정률을 보여 내년 5월 완공된다.

그러나 경기장이 들어설 수성구 내환동의 체육공원 일대는 도심에서 10㎞나 떨어져 대규모 체육대회 이외엔 활용도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때문에 시는 지난해부터 월드컵경영기획팀을 구성, 월드컵대회 이후 활용방안을 모색해왔다.

기획팀은 올 초 주차장과 경기장을 잇는 지하공간에 1만2천평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과 복합영상관, 월드푸드센터 등을 유치, 대구 교외의 대단위 쇼핑.레저타운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들 쇼핑.레저시설의 민자유치가 성사되는 대로 설계를 변경, 시민들이 쇼핑과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월드컵구장으로 건설할 방침이었다.

이같은 활용방안이 확정된 후 처음에는 롯데.신세계.삼성물산.한국까르푸 등 국내외 7개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업설명회에 참가했지만 결국 한곳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는 설계변경이 가능했던 지난 6월말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하자 당초 설계대로 경기장 목적만으로 건설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도심에서 거리가 멀고 상권 형성이 어렵다" 는 이유를 들어 참여를 포기했다.

이후 유통업체 출신의 전문가로 채용됐던 대구시월드컵경영기획팀의 책임자도 사표를 내는 등 사후활용은 대회를 치른 이후로 넘겨진 상태.

그러나 관계전문가들은 "완공 이후 활용방안을 찾아 재시공에 들어갈 경우 이중 삼중의 예산낭비가 불가피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장소로 활용한 뒤에도 유통시설 유치가 어려울 경우 대규모 레저타운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여기엔 실내 스키연습장.골프연습장.스케이트장.수영장.헬스센터 등이 포함된다.

이 관계자는 또 "유지.보수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관리 대신 스포츠마케팅 대행사에 맡겨 콘서트 등 수익사업을 유치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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