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반구 한파 땐 유가 천정부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에는 석유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칠 것이란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올 겨울에 북반구에 한파가 몰아칠 경우 국제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당분간 고유가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급 차질 우려=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6일 "현재의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8230만배럴이지만 4분기에는 하루 평균 8440만배럴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중국의 소비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40만배럴 올렸다. 이 같은 수요 증가 전망에 비해 공급 여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8~9월에 몰아닥친 허리케인의 여파로 미국의 9월 원유생산은 하루 평균 503만배럴에 그쳐 195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멕시코만의 원유생산이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최장 90일이 걸려 공급 차질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올해 말 원유 재고량도 줄어들고 있다. EIA는 연말 재고량이 지난달 예측치보다 1000만배럴 줄어든 2억700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원유재고 부족 현상으로 원유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유가 전망도 대체로 비관적이다.

EIA는 "미국의 월별 원유 평균가격이 내년 말까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4분기 평균으로 배럴당 46.43달러, 내년 1분기에도 배럴당 44.7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장은 "유가가 수년 전 수준으로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이변이 변수=올 겨울 날씨가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반구의 겨울철에는 통상 난방을 위한 등유와 디젤 수요가 급증한다. 뉴욕에서 거래된 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겨울철 석유 공급 차질을 우려한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평가기관인 플래츠의 에사 라마사미 아시아담당 이사는 "올 겨울이 예상보다 추울 경우 배럴당 55달러 돌파는 문제도 아니며 60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