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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우리말 바루기 67. 콧망울이 예쁜 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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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인터넷의 인기 검색어에는 연예인의 이름이 늘 오르내린다.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만큼 그들의 말과 행동은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는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 성형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의 둥글넓적했던 '콧방울'이 달라졌어" 등 찧어대는 입방아를 의식해 처음부터 성형 사실을 밝혀 예전보다 인기가 높아진 연예인도 더러 있다. 투명성은 정치.경영에만 적용되는 미덕은 아닌 모양이다.

여기서 '콧방울'은 잘못 쓴 게 아닌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동양인은 콧대가 낮고 콧망울이 넓은 편이다" "코피가 터지면 콧망울을 엄지와 검지로 꽉 잡아줘야 한다"처럼 흔히 쓰고 있다. 그러나 코끝 양쪽으로 둥글게 방울처럼 내민 부분은 '콧망울'이 아니라 '콧방울'이다. 눈망울을 연상해 무심코 쓰지만 콧망울은 틀린 표기다.

또 코와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예로 '코배기'와 '코빼기'가 있는데 두 단어는 그 뜻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선거 전엔 코배기도 안 보이는 정치인이 많다" "그는 1년간 콧배기도 내밀지 않았다"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러나 이때는 '코'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므로 '코빼기'라고 해야 한다. 콧배기라고도 많이 쓰지만 바른 표기가 아니다. '코배기'는 코가 유난히 큰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서양 사람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해 왔다."광복 직후 부산엔 코배기가 많았다"처럼 쓰인다. 비슷한 표현으로 '코보'가 있는데 이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로 '코주부'가 바른 표기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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