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북통일 성심껏 돕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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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유상철 특파원]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는 남북한이 역사적 정상회담 이후 성의와 열정을 갖고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중국은 한반도 평화통일 노력을 성심성의껏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朱총리는 한국 방문(10월 17~22일)을 앞두고 지난달 21일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회장과 단독 회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朱총리는 "남북한의 평화통일 노력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전에도 기여하는 의미가 심대하다" 면서 "중국은 이같은 남북한의 평화통일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촉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공한 경의선(京義線) 복구가 남북한 평화와 우호협력 촉진뿐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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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총리는 또 중국과 한국의 경제협력 확대와 전략적 제휴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중국의 서부(西部)대개발 사업과 이동통신기술 도입 등 경제 분야에서 한국과의 합작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세계적 관심사인 중국의 이동통신기술 도입과 관련해 제2세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도 합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검토 끝에 2세대 CDMA 기술을 먼저 도입하고 그 기초에서 제3세대 이동통신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최고 실권자인 朱총리가 제2세대 CDMA 기술 도입이 확정됐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朱총리는 이어 한.중 무역 마찰과 관련해 "세계 각국의 무역 거래에서 마찰이나 분규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상호 우호적인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면서 "한.중 마늘분쟁이 빨리 해결된 것은 양국 사이의 분쟁이 결코 오래 끌지 않을 것이란 점을 증명한 것" 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제 유가가 인상돼 아시아 국가의 경제가 다시 어려워져도 중국의 위안(元)화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朱총리는 "지난 몇년간 중국의 국제수지는 줄곧 균형을 유지해 왔고 외환보유액도 늘어 현재 1천6백억달러(약 1백76조원)를 넘었다" 면서 "1천1백억달러(약 1백21조원)에 이르는 외환 저축과 국내 원유 생산 등 때문에 인민폐 절하 압력이 없다" 고 밝혔다.

그는 "위안화 가치 유지는 아시아 국가는 물론 중국에도 유리해 앞으로 몇 년간 큰 변화는 없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유상철 특파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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