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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강원도 '떼 멧돼지' 날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경남과 강원도 지역 농경지에 멧돼지들의 집단 출몰이 잦아지면서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최근 밀렵 감시가 강화돼 멧돼지 숫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올 여름 가뭄으로 산속의 열매가 줄어들자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농가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 가을 들어 마산시 합포구 진전.진동.진북면과 구산면 등 농경지에 멧돼지 떼가 야간에 몰려들어 수확기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우고 있다.

마산시가 실시한 현장조사에서 2백90여농가.1백10㏊가 멧돼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지난달 18일 대한수렵관리협회 부산.경남.울산지회 회원 10명으로 멧돼지 포획반을 구성, 활동에 나서 멧돼지 여덟마리를 사살했다.

통영시는 최근 멧돼지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늘자 농민 3명에게 멧돼지 포획허가를 내줬다. 지난 4일 밤 통영시 도산면 저산리에서는 멧돼지 수십마리가 무리로 출몰, 韓모(65)씨의 논 1천여평을 완전히 파헤쳐놓았다.

또 인근 金모(46)씨의 고구마밭 2백여평도 멧돼지가 파헤쳐 수확이 불가능하게 됐다. 도산면 오륜리 가오치 마을의 논과 고구마 밭도 엉망이 됐다.

강원도내 곳곳에서도 멧돼지 피해가 심각하다. 이달초 춘천시 북산면 申모(61)씨의 1천여평의 논에 멧돼지 떼가 출몰, 수확이 불가능한 쑥밭으로 만들었다. 철원군과 양구군.고성군.양양군 등의 산간지역과 인접한 마을에도 멧돼지 떼가 수시로 출몰, 옥수수밭 등 각종 농작물을 갉아먹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곡식을 지키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엽사들에게 유해조수 포획허가를 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민통선 북방지역은 민간인 출입이 금지돼 포획에 어려움이 많다" 고 말했다.

김상진.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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