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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전’ 무대 비토섬 테마관광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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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별주부전의 무대인 사천 비토섬 전체를 촬영한 항공사진. 사진 오른쪽 끝에 월등도·거북섬·토끼섬 등이 있다. [경남도 제공]


조선시대 작자·연대 미상의 한글 고대소설인 ‘별주부전’의 무대로 추정되는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비토(飛兎)섬 일대가 관광지로 개발된다. 별주부전은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를 의인화한 소설이다. 사천시가 ‘별주부전의 고장’을 관광 상품화하는 것이다.

사천시는 비토섬 일대 28만1869㎡가 지난해 말 경남도로부터 관광지로 지정돼 올해부터 2013년까지 국비·민자 등 130억 원을 들여 별주부전 테마관광지로 개발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비토섬은 ‘사천 8경’의 하나이다. 시는 비토섬에 별주부전 관련된 고전문학관과 전망대·주차장 등을 갖추기로 했다. 이어 민간자본을 유치해 토끼와 거북이 집과 식당가·숙박시설 등을 조성한다. 이 가운데 고전문학관에는 별주부전을 이해하기 쉽게 자료실과 세미나실·영상체험관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월등도와 토끼섬 등 소설 속의 무대를 설명하는 공간을 조성한다.

특히 비토섬이 체류형 관광지가 될 수 있게 비토섬 주변의 갯벌과 해안선, 인근 무인도 등을 생태 체험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토섬이 국내 최대의 자연산 굴(石花) 생산지인 점을 감안해 관광객을 위해 굴·조개·홍합·파래 같은 수산물을 파는 장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앞서 사천시는 2006년 비토섬에 토끼와 거북이 캐릭터와 유래비, 관광안내도 등을 설치한 바 있다.

비토섬 일대에는 별주부전의 내용과 같은 전설이 서려있다고 한다. 사천시에 따르면 비토섬은 토끼 부부가 산 곳이며, 토끼섬은 토끼가 거북의 등에서 월등도(돌당섬)를 보고 뛰어오르다 바다에 빠져 섬이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거북섬은 거북이 용왕으로부터 벌을 받을 것을 걱정해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굳어서 된 섬이며, 월등도는 용궁에서 무사히 탈출한 토끼가 뛰어오르려 했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사천시는 이를 근거로 비토섬 일대를 별주부전의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에는 진주 한국국제대에 비토섬 전설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비토섬 일대가 별주부전의 배경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사천시 이동승 관광개발담당은 “비토섬 일대를 아름다운 자연자원과 어촌생활문화, 고전문학이 어우러진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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