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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청소년 축구 단장 "후배여, 개인기 좀 다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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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30년 전에 비해 체격은 좋아지고 있지만 개인의 특징이 없어지고 전체적으로 평범해지고 있어요."

▶ 현역이던 1977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지역예선 쿠웨이트전에서의 김진국(右) 선수. [중앙포토]

2004 말레이시아 아시아청소년(U-19)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김진국 단장은 감회가 깊다. 1972년에 성인 국가대표선수로 첫 경기를 한 곳이 바로 말레이시아여서다. 바로 전해까지 청소년대표로 뛰다 20살이 된 그해 7월 메르데카컵으로 데뷔전을 한 것. 첫 경기 장소는 얼마전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예선전을 치렀던 이포의 페라크 스타디움이었다.

그는 차범근.김재한 등과 함께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거치며 한국 축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 32년이 지나 대한축구협회 기획실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이곳에 왔다.

"당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단장이 어깨를 주물러줬어요. 그런데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연장전에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선수들의 어깨를 주물러줬어요. 30년 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는 가까스로 예선을 통과해 결승 문턱에 선 후배들을 보면서 아쉬움이 앞선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개인기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적을 위주로 하는 학원 축구의 성적 지상주의 속에 선수들이 자기만의 확실한 개인기 연습에 소홀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그는 "말레이시아 현지 취재진이 '한국은 이제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가 됐다'고 말하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78년까지 국가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A매치 30골을 기록한 김 실장은 2002년 7월부터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했고, 지난 5월부터 기획실장을 맡았다. 또 95년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 지금까지 3000여명의 예비 축구인을 가르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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