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거미박물관 제공]
주필거미박물관에 전시된 장수거북(사진)은 이승만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57년 속초 앞바다에서 잡혔습니다. 동트기 전, 뭍으로 올라오던 거북을 공비로 오인한 해안경비대 초소병이 총을 쏘았던 겁니다. 200년 인생이 총알 세 방에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군에서는 총 맞아 죽은 거북을 나라에 바쳤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국대로 넘어갔고, 생물학자인 김주필 박사가 세운 이 박물관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공룡시대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장수거북은 남획과 수온 상승 등으로 멸종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50여 년 전 인간들의 싸움에 허무하게 희생된 건 비극의 전조였을까요.
이경희 기자
◆주필거미박물관(www.arachnopia.com)=거미전문가 김주필 동국대 석좌교수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설립한 자연사박물관. 거미 표본 5000여 종 22만 개체, 각종 광물·곤충·동물·화석 등 2000여 종을 소장하고 있다. 김 관장 인터뷰는 24일자 중앙SUNDAY에 실린다. 031-576-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