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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찾아온 ‘미스 사이공’

중앙일보

입력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인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는다.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캣츠’와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89년 런던 초연 이후 지금까지 26개국에서 2만2000여 회 공연됐다. 3번의 토니상을 비롯해 33개의 주요 극장상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 당시, 관객 29만여 명을 불러들이며 공연계 화제로 떠올랐다.

1975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 크리스는 사이공의 한 술집에서 베트남 여인 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결혼으로 가정을 이룬이들의 행복은 크리스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비극으로 바뀐다. 이 작품은 크리스와 킴의 운명적인 만남과 재회, 아이를 향한 킴의 애끓는 모성과 살인·자살로 이어지는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여기에 감미롭고 중독성 강한 음악은 이들의 비극적인 사랑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오리지널 음반은 런던 발매 당시 3일 만에 15만장이 판매됐고 독일 캐스팅으로 발매한 음반도 25만장이 팔리며 98년 ‘골든 CD’로 선정됐다. 최첨단 영상 효과와 탁월한 무대 디자인으로 재현된 70년대 베트남과 방콕의 거리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공연에선 고급 승용차 캐딜락이 직접 무대에 등장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고의 뮤지컬답게 배우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해 치러진 오디션에는 13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는 초연 당시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다 지원자였던 1100여 명의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킴은 초연 당시 500명을 제치고 킴역을 거머쥐었던 김보경과 ‘지킬 앤 하이드’‘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하며 뮤지컬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혜영이 연기한다. 크리스 역에는 브로드웨이 출신 마이클 리와 초연 당시 존을 연기했던 이건명이 캐스팅됐다. 이번 공연은 초연 당시 조연출을 맡았던 최용수씨가 연출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작곡한 김문정 씨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펼쳐지는 크리스와 킴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오는 3월 고양아람누리, 4월 성남아트센터, 5월 충무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518-7343, 1544-1555

[사진제공=(주)KCMI]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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