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3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아시아에서 정보기술(IT)산업의 주도권을 발휘하기 위해 양국 산업계가 협력하는 내용의 '한.일 IT 협력 공동 이니셔티브' 를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도쿄(東京) 부근 온천 휴양지 아타미(熱海)시 햐쿠만고쿠(百万石)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를 위해 전자상거래.전자정부 구축.IT인재 교류.트랜스 유라시아 정보통신망 구축 등 9개항을 협력분야로 설정했다.
두 사람은 또 한.일 투자협정(BIT)을 연내 체결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하고,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민간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비즈니스포럼을 설치키로 했다.
투자협정과 관련, 일본측은 한국정부가 노사관계를 더욱 안정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구했다.
대북한 정책에 있어 두 정상은 긴밀한 공조를 유지키로 했으며, 특히 金대통령은 "북.일 관계개선을 위해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고 약속했다.
이어 金대통령과 모리 총리는 서울~도쿄간 항공노선 증편을 위한 '셔틀제 도입' 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으며, 金대통령은 재일 한국인의 지방선거 참정권 부여 법안의 연내 처리를 희망했다.
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리 총리는 "북.일 관계 정상화는 어떻게든 진전시킬 것" 이라며 金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북.일 정상회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 金대통령은 "일본과 북한이 전향적으로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 면서 "한국인 납북 어부도 포기한 것이 아니고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시켜 해결토록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24일 조찬을 겸해 2차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후에 서울 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아타미=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