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여자 선수들 "오빠 화이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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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남자 단체 결승전이 벌어진 이날 양궁장에서는 여자 양궁의 윤미진과 김남순이 관중석에서 남자팀을 응원했다.

이들은 "교문이 오빠 자랑스러워요" "가자, 가자" "코리아 파이팅" 등을 외치며 한발 한발 과녁에 명중할 때마다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보냈다.

윤미진은 "남자 개인전에서 오빠들이 메달을 한개도 따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기쁘다" 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은 시상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 중 부모님이 집을 나가는 바람에 어렵게 자란 장영호가 울먹이며 할머니 이야기를 하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은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 30명쯤은 대표선수로 뽑힐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는 한국 선수들의 설명에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오교문은 "우리는 12년 이상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살아 남았다. 30명 가운데 누가 나와도 우리만큼 쏠 수 있다" 며 은근히 한국 양궁의 저력을 과시했다.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기자들은 "한국에서는 양궁선수 선발 때 왼손잡이 선수들은 모두 탈락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냐" 고 물어 실소를 자아냈다.

이들은 "한국에는 왼손잡이가 흔치 않으며 현재 왼손잡이 양궁 선수가 없다" 는 오교문의 설명을 듣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모습이었다.

서오석 코치는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막판 실수로 놓쳤기 때문에 마지막 한발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이탈리아의 결승전에 앞서 벌어진 미국-러시아의 3, 4위전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슛오프(연장전 : 한 선수가 한발씩 쏘아 승부를 결정하는 방식)까지 접전을 펼쳤다.

두번째 엔드까지 미국에 1백51 - 1백60으로 뒤졌던 러시아는 마지막 엔드에서 2백39-2백39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으나 슛오프에서 25점을 쏘는데 그쳐 29점을 쏜 미국에 동메달을 내줬다.

○…한국과 준결승전에서 맞붙은 러시아는 선수 세명 가운데 두명이 아시아계여서 눈길을 끌었다.

유리 레온티예에프는 전형적인 서구인이었으나 발지니마 치렘필로프와 바이르 바데노프는 동양인 얼굴이었다. 러시아 관계자는 이들이 몽골계 중앙아시아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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