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북한선수단 '저기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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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북한 선수단이 초상집 분위기다.

'확실한 금메달' 이라던 여자 유도 계순희가 동메달에 그친 데 이어 여자 역도의 이성희마저 막판 역전을 당해 금메달을 놓쳤기 때문이다.

역도 여자 58㎏급 이성희는 18일 세계 최강 중국선수가 출전하지 않아 여유있게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종목인 용상에서 부진, 복병 멘디빌(멕시코)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올림픽에 선수 31명을 출전시킨 북한이 금메달을 예상한 선수는 모두 4명.

계순희와 이성희, 남자 유도 81㎏급 곽억철, 남자 체조 안마의 배길수다.

계순희와 이성희는 이미 금메달을 놓쳤고 배길수도 결선에는 올라갔지만 지난 16일 예선에서 6위에 그쳐 금메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북한이 이제 금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는 19일 경기를 치르는 곽억철.

박정철 감독이 혼신의 힘을 쏟아 키운 선수인 곽은 한국 조인철과의 맞대결도 예상되는데 '투지가 좋고 기술이 다양하다' 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만일 곽억철마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 자칫 ?골드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기에 북한 선수단은 곽에게 큰 희망을 걸고 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이 금메달을 하나도 못 딴 대회는 80년 모스크바 대회(은 3.동 1)뿐이다.

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는 배길수(체조).최철수(복싱).김일.이학선(이상 레슬링) 등 무려 4개의 금메달을 따냈으며, 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도 계순희와 김일이 2개의 금메달을 딴 바 있다.

북한 선수단은 한국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보내준 데 대해 감격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유도장에 모인 한국 응원단은 마치 계순희가 한국선수라도 되는 것처럼 "계순희" 를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계순희는 경기 후 한국 응원단을 찾아 "열심히 응원해줬는데 보답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 며 눈물을 흘렸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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