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디젤 승용차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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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 승용차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휘발유보다 연료비가 싸면서 연비도 높아 고유가 시대에 맞는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트라제XG에 디젤 엔진을 단 차량을 출시한다. 이 차량의 엔진 배기량은 2천5백~3천㏄다.

현대차는 또 11월 중 싼타페에 2천㏄급 엔진을 단 디젤 차량을 내놓을 계획이다. 승용차에도 아반떼XD를 시작으로 디젤엔진을 단 제품을 내년부터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현재 아반떼XD에 프랑스 뿌조에서 수입한 디젤 엔진을 달아 서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들 차량에 달 디젤 엔진은 최근 개발한 HSDI 엔진.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디젤엔진은 최고 회전속도를 현재(2천 회전)의 두배로 높이고 엔진 크기를 줄여 승용차에도 적합하다" 며 "배기가스도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줄이고 디젤엔진의 문제인 소음과 진동도 크게 감소시켰다" 고 말했다.

대우차도 프랑스 르노와 공동으로 디젤엔진을 개발 중이다. 대우차는 승용차용 1천9백㏄급 Q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는 2001년에 Q엔진을 서유럽 수출용 레조에 달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Q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적용되는 전자제어 시스템을 사용해 기존 디젤엔진보다 배기가스 절감과 연비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 고 말했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이 전기 불꽃으로 점화하는 데 비해 공기를 강하게 압축해 발생하는 열로 분사된 연료를 점화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디젤 엔진은 공기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한 상태에서 연료를 태우는 시간이 길어 열효율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엔진은 연료를 휘발유 엔진의 60~70%만 소모하면서도 같은 출력을 낼 수 있어 연비가 휘발유 차량보다 40% 정도 좋다" 고 말했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과 달리 점화 플러그같은 소모성 부품이 없고 엔진 강도도 뛰어나 오래 견디고 엔진의 힘도 휘발유 엔진보다 세다.

디젤 차량은 현재 경유 값을 감안하면 연료비가 휘발유 차량의 절반 수준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디젤 차량은 그러나 휘발유 차량보다 차량 가격이 1백~2백만원 비싸며 소음과 진동이 크다는 게 흠이다.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는 1980년대초 대우 로얄 듀크를 기본으로 한 차량이 나온 뒤 88년까지 1만2천대가 팔렸지만 소음.진동이 심해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생산이 끊겼으며, 그 이후 일부 승합차.지프 차량에만 사용돼왔다.

자동차 업체는 고유가 시대에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휘발유 승용차의 판매가 2004년까지 3% 증가하는데 비해 디젤 승용차는 연간 18% 이상의 판매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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