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로 실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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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철화를 했다지만 전기사정도 안좋고, 단선(單線)인데 남한열차가 통과할 여유가 있을까."

북한쪽 경의선 구간에 대한 우리측 전문가들의 우려다. 북한철도대학 출신인 장인숙(61.콘스트라 넷컴 고문.탈북 철도전문가)씨는 이에 대해 "개성~신의주 구간은 평지다. 디젤열차로 가면 전압문제도 없다.

원래 복선이던 것을 선로 하나를 걷어 단선이 됐지만 역마다 구내 대피선을 남겨둬 국제열차는 지금도 급행으로 운행한다" 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평의선 국제열차는 신의주~평양 구간 2백25㎞를 4~5시간에 달리며 다섯번 정차한다. 이 열차는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세번(베이징행 1회, 모스크바행 2회)운행하고 시설과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평의선 국제열차를 수십 번 타봤다는 장씨는 "고장.사고로 열차가 선 적이 없다" 며, 언제 떠날지 모르는 국내선 열차와 달리 국제선 열차는 대개 정시에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화물용 국제열차는 평양역이 아닌 평양역 苟? '서포역' 이 종착역이다. 국제화물터미널이지만 하역시설이 불충분해 화물이 자꾸 지체되자 한 때 김일성이 "하역문제를 빨리 해결하라" 는 교시를 내리기도 해 북한도 국제물류에 관심을 이때부터 가졌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평의선은 1964년에 전구간을 전철화했으며 레일도 전량 중량화(37㎏/m레일을 50㎏/m로 교체)했다.

장씨는 65년 교통운수위원회 과학연구소에 재직할 때 평양~신의주 구간 철도 구조물에 대한 안전도(진동.균열.파괴 등)를 직접 조사하기도 했으며, 조사결과 모든 구조물이 '양호' 해 보수.보강이 불필요했다고 말했다.

특히 6.25전쟁 때 폭파됐던 평양 대동강철교의 60m짜리 경간 3개를 북한에서는 드물게 강재(鋼材)로 복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부선 개성~평양 구간 1백87㎞도 전구간 전철화돼 있으며, 레일도 모두 중량화돼 있다. 평의.평부선 모두 터널 높이제한이 4.8m로 통일돼 있다.

장씨는 남한열차가 북한을 통과할 경우 주민들은 "모기장을 쳐야 할 것" 이라며, 신포 경수로지역도 밤에만 열차운행을 허가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그러나 북한은 자존심을 강조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철도시설 정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한 열차운행에 물리적인 걸림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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