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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예배'로 하나님 경배·찬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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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콘서트처럼 예배를 보는 교회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17일 설립예배를 마친 '빛소리 교회' (Music Church)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기독교 대중음악)으로 예배를 시작하고 끝마치는 획기적인 방식을 시도했다.

CCM이란 기독교적인 내용의 가사를 다양한 장르(재즈.발라드.랩.라틴)의 대중음악으로 연주하는 것. 많은 개신교도들이 즐기지만 일반 교회의 정식 예배시간에는 거의 연주되지 않는다.

빛소리 교회는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열린 설립예배에서 1시간 30분간의 예배시간중 1시간 가량 CCM을 연주했다. 예배를 시작하면서 곧바로 CCM 5곡을 잇따라 연주, 대중음악 콘서트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어진 설교와 기도는 연주 없이 진행됐으며, 다시 끝마무리를 CCM연주로 했다.

설교단상은 드럼과 앰프 같은 각종 연주도구가 차지했고, 보컬그룹이 번갈아 등장해 젊은 예배 참여자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빛소리 교회를 만든 이철(41.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겸임교수)목사는 "기존의 찬송가와 복음성가에만 의존하는 예배 음악은 바뀌어야할 때가 됐다고 본다. 특히 젊은 층들의 감각에 너무 뒤떨어져 있다. 문화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교회, 기독교 대중음악을 개발하고 연주하는 새로운 예배 방식을 찾고자 한다" 고 밝혔다.

이목사는 고교시절(대구 계성고) 그룹사운드를 조직해 리더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이같은 새로운 개념의 교회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목사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신학석사, 보스턴 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고 1996년 귀국해 음악을 전공한 젊은 개신교도들과 교회설립을 준비해왔다.

이목사와 함께 준비해온 사람들은 보스턴에서 같은 한인교회에 다녔던 김광민(MBC수요예술무대 진행자.동덕여대 교수)씨와 그룹 '긱스' 멤버인 한상원.정원영씨, 작곡가 이재준.나천주씨 등. 특히 이재준.나천주씨는 CCM 연주곡을 만들고 빛소리 교회 연주팀을 지도해온 주역들이다.

이들은 이목사와 함께 지난 6월 인터넷으로 공모, 오디션을 거쳐 19명의 뮤지션을 뽑았다.

그리고 3개월간 '형식을 초월한 음악' 과 '교파를 뛰어넘는 신앙' 을 함께 조율해왔다.

이들은 대중음악인들을 위한 연습장인 '화이트 스튜디오' 에서 매주 두차례씩 리허설 모임을 가지며, 주일에는 숭실대 사회봉사관을 빌려 예배를 올린다.

빛소리 교회는 홈페이지(http://www.mchurch.or.kr)와 함께 전국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도메인(http://www.mchurch.net)도 만들었다.

CCM을 통한 복음과 전도에 관심 있는 교회나 개인들을 지원하고 노하우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빛소리 교회는 설립축하와 자선을 위한 콘서트도 별도로 마련한다. 10월 28일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는 빛소리 교회의 후원자인 김광민씨와 대중가수 김원준.김현철.박학기.윤종신.한동준.유리상자 등이 출연한다.

이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이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시작한 교회는 없었다. 젊은 개신교도들의 잠재적인 역량을 모아 CCM의 대중화와 교회음악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고 말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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