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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어디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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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대우그룹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게 됐다.

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채권단과 협의해 매각 방식과 일정을 다시 짤 움직임이지만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포드, 왜 포기했나=대우 구조조정협의회나 포드 모두 포기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파이어스톤의 타이어 리콜에 따른 자금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리콜에 들어가는 직접 비용과 향후 품질 관리,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비용(2001년까지 50억달러) 등을 감안하면 7조7천억원(70억달러 정도)의 대우차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으리란 것이다.

그러나 미라쿠마 포드 대우차 인수 관련 대변인은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문제와 대우차 인수 문제는 별개이며 서로 영향을 준 바 없다" 고 말했다.

대우차의 최종 인수가격이나 대우차 추가 부실이 문제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대우 구조조정협의회와의 비밀보장 협정에 따라 확인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포드는 미국 파이어스톤사가 제조, 납품한 레저 차량(RV)용 타이어가 과속할 때 타이어에 금이 가고 파열이 생기는 결함이 생겨 리콜을 실시 중이다.

포드는 타이어 리콜 문제로 8월 이후 주가가 12% 급락하자 14일 50억달러의 자사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

포드는 또 80, 90년대 치명적인 교통사고와 관련된 차량엔진의 결함을 알고도 10년이 넘도록 침묵한 사실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정밀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나 우발채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며 "추가 부실이 발견됐으면 포드가 값을 깎으려 들지 인수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GM.현대차 관심 표명=대우 구조조정협의회 한영철 상무는 "15일 아침 포드로부터 연락을 받고 채권 금융기관에 알렸으며, 백지 상태에서 다시 매각작업을 시작하겠다" 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정부와 채권단이 포드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제너럴모터스(GM)-피아트 컨소시엄, 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한 공개 입찰이 다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GM은 포드의 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을 통해 "대우차 인수에 계속 관심이 있다" 고 밝힌 뒤 "포드와 협상 중 대우차의 인수조건이 악화됐다" 고 언급해 다시 대우차 인수에 뛰어들 경우 값을 깎으려는 의사를 내비쳤다.

현대차도 "재입찰 참여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협의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는 "6월말 우선협상자 선정 때 포드 한곳만 선정하지 않고 예비 후보를 뽑았더라면 이번 상황에 대처하기가 훨씬 쉬웠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차 관계자는 "공개입찰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이용택.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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