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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11월 한국관 여는 앤더슨 대영박물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대영박물관을 찾아온 한국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의 한국 전시관을 만들도록 노력했습니다."

지난 11일 방한한 로버트 앤더슨(56.사진)영국 대영박물관장은 오는 11월 8일 문을 여는 대영박물관 한국전시관이 "한국의 특색있는 전통문화와 한국인 고유의 심미안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곳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신설 한국관은 1백20평 규모에 구석기 유물부터 청자.백자, 조선 후기 미술품 등 모두 2백5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조선시대 전통 가옥의 사랑채를 재현해 한국의 전통 생활양식도 소개하게 된다.

14일까지 부여.서산.공주 등 백제 유적지를 돌아본 앤더슨 관장은 "지난해엔 경주에서 중국.일본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한국의 전통을 맛보았는데 이번엔 서산 마애삼존불상을 보며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재차 확인했다" 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 신설과 관련, "당초 199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박물관내에 있던 대영도서관 이전이 2년 가량 미뤄져 지연됐다" 며 "뒤늦게나마 일본.중국관과 나란히 한국관이 들어서게 돼 동아시아 전시관이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추게 됐다" 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영박물관은 1백여년 전부터 한국의 유물과 골동품들을 수집, 현재 1천여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92년 한국 국제교류재단(이사장 李仁浩)의 지원 결정으로 한국관 신설이 추진됐다는 것. 총 2백만파운드(약 32억원)가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1백20만파운드를 국제교류재단이 제공했다.

앤더슨 관장은 20세기 초 영국 도자기 제작의 선구자였던 버나드 리치의 소장품이던 조선시대 달항아리 백자를 한국관내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았다.

그는 이 도자기를 경매에서 16만파운드에 사들였다고 소개했다.그는 또 "대목수 신영훈(申榮勳)씨를 초청해 사랑채를 재현함으로써 한국의 전통 생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자연과학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더슨 관장은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왜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가' 란 주제로 강연한 뒤 17일 출국한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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