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 '지구야! 놀자'… 힘 모아 미지의 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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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세계일주 프로젝트팀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뒷줄에 있는 사람이 서희원씨. 앞줄 왼쪽부터 이근희.현광영.박한나.김수주.김수연.호영성.김미경씨. 강정현 기자

세계일주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구야! 놀자'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세계일주프로젝트 팀'이다. 인터넷포털 다음과 싸이월드의 여행자 카페 회원들 중 뜻이 맞는 20~30대들이 뭉쳐 지난해 11월 결성했다. 서로 격려하면서 필요한 여행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이다.

세계일주를 단번에 해내기는 어려운 까닭에 이들은 대체로 몇년에 걸친 장기계획을 수립해 틈나는 대로 실행에 옮긴다. 출입국이 빈번하다 보니 회원 전원이 한자리에 모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15명의 회원 가운데 9명은 해외여행 중이며 6명만 국내에 머물고 있다. 이들 6명은 일주일에 한차례 모임을 열고 앞으로 떠날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모임을 만든 장윤창(25)씨는 지난 3월 방콕으로 출발해 인도차이나반도와 중국을 거쳐 지금은 티베트에 머물고 있다.

가장 최근에 떠난 회원은 서희원(31.동국대 국어국문 박사과정 수료)씨와 이근희(31)씨다.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속초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으로 갔다. 이들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유럽까지 동행한 뒤 각자의 일정에 따라 여행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으로 여행을 떠날 회원 중 가장 도전적인 계획이 있는 사람은 김수연(26)씨다. 5일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나 2007년 2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해외여행을 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 7월 다니던 인테리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 준비를 했다. 김씨는 "연간 1200만원 정도인 여행경비는 저축한 돈과 퇴직금으로 마련했다"며 "오히려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 6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부부 회원도 있다. 홍석봉(32).염미희(27)씨 부부다. 이들은 1997년 인도 여행에서 만나 지난해 11월 결혼했다. 서로 꿈이었던 세계일주를 위해 신혼집을 팔고 직장에 사표를 낸 뒤 지난 4월 13일 중국으로 떠났다. 쿤밍(昆明).티베트.네팔을 거쳐 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다.

현광영(25.숭실대 영문과 4학년).김수주(20.경희대 화학과 2학년).박한나(21.이화여대 과학교육과 3학년).호영성(23.한국외국대 무역학과 4학년)씨 등 학업 때문에 당장 떠나지 못하는 회원들도 나름대로 중장기적인 세계일주 계획을 짜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건, 해외에서건 시간 날 때마다 모임의 홈페이지(www.lonelytraveller.com)에 접속해 소식을 전하고 글을 올린다.

학교를 휴학하고,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이들로 하여금 세계일주를 떠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들은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단"이라고 말했다.

글=하지윤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hjyu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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