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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나를 속이고 양복 빼앗아 입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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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게르하르트 슈뢰더(60.(右))독일 총리의 동생 로타 포셀러(57.(左))가 조만간 '유감스럽게 내 형인 총리와 나'라는 책을 펴낸다.

포셀러는 슈뢰더 총리의 어머니인 에리카 포셀러(91)가 슈뢰더의 아버지와 사별한 뒤 재혼해 낳은 3남매 중 장남으로, 20여년 가까이 슈뢰더와 한 방에서 뒹굴며 지낸 절친한 동생이다. 특히 포셀러는 1988년 형이 총리가 된 뒤에도 일절 도움을 청하지 않고 컴퓨터 외판원, 하수처리 설비공, 관광안내원 등의 일자리를 전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4년 전부터는 직업이 없이 매달 100만원 남짓한 실업수당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번에 형과 관련된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그는 "길거리에서나 축구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형에게 바른소리를 전해주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고 밝혔다. 책의 내용은 슈뢰더 총리의 개인사가 중심을 이룬다. 예컨대 가난했던 청년 시절의 슈뢰더 총리가 동생을 속여 양복을 빼앗았다는 얘기 같은 것이다. 포셀러는 "형이 장만했던 첫 양복은 원래 내 것"이라면서 "나한테는 너무 커 맞지 않는다고 형이 꼬드기는 바람에 결국 넘겨주고 말았다"고 했다. 책에는 또 66년 당시 22세의 슈뢰더가 고향 탈레에서 동생과 맥주 서너 병을 마신 후 무면허로 차를 몰다 이웃집의 울타리에 처박혔던 일도 담겨 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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