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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어요] 동물들 항공료는 얼마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서울 삼성동 COEX 수족관에 가면 무시무시한 상어떼를 볼 수 있지요. 이들은 지난 3월 말 미국 플로리다와 호주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로 왔답니다. 모두 90마리가 왔는데 운반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지요.

충격에 강한 특수한 금속으로 만든 탱크에 물과 공기를 반씩 채운 뒤 상어를 넣고 밀봉한 후 화물 비행기로 실어 날랐습니다.

탱크속은 적정 온도(섭씨 25도)를 유지해야 하고, 흐르는 물속에서만 산소를 제대로 마실 수 있는 상어의 특성때문에 탱크에 컴퓨터 장비를 부착해 탱크 안의 물이 규칙적으로 계속 흐르도록 했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당시 상어값(2억원)보다 수송비(2억5천만원)가 더 들었습니다.

이처럼 비행기에는 사람이나 화물 외에 동물들도 탑니다. 산 동물 수송은 1930년대에 시작됐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비행기 여행을 시작한 게 1920년대였으니 별 차이가 없지요. 당시엔 작고 순한 애완용 동물 위주였는데 이젠 운송을 못하는 동물이 없을 정도랍니다.

수송비는 동물 종류나 운송 거리에 따라 다른데 사람보다 대체로 비싸 말의 경우 한 마리당 미국~서울은 2백만원이 조금 넘고, 서울~제주는 40만원쯤 합니다.

동물을 운송할 때는 출국전 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장거리 여행을 할만큼 건강한지 등 검사하고, 도착한 곳에서도 엄격한 검역을 다시 합니다.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 등은 출.입국을 통제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운송방법은 동물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빈번한 게 말(경주마, 종마 등)인데 컨테이너 윗부분을 없애고 마굿간처럼 개량한 특수용기에 세마리씩 싣습니다.

이 용기는 비행기 바닥에 고정시켜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부상.사고를 막기 위해 보호자가 같이 탑니다.

코끼리는 덩치가 문제입니다. 화물 비행기의 출입문(최대 높이 3m, 폭 3.4m)을 통과해야 하므로 세살이 넘는 어른 코끼리(2t 이상)는 곤란하지요.

공기.물.먹이 등 섬세한 관리를 위해 보호자가 동행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동물은 비행기안에서 소화가 안되면 곤란하므로 굶깁니다.

또 천적관계이거나 발정기의 암.수 동물은 거리를 떼어 싣습니다. 드라이아이스.방사능 물질 등은 동물과 같은 화물칸에 싣지 않는 게 보통이지요. 벌은 날개 짓으로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안되므로 드라이아이스를 함께 싣지요.

대부분 동물은 실내를 어둡게 하는데 조류나 애완용 동물은 밝게 해줍니다.혐오감을 주는 뱀이나 냄새가 나는 돼지 등은 반드시 화물 전용기에만 싣고 여객기의 화물칸에는 싣지 않습니다. 우리를 빠져나와 사람들이 탄 곳으로 가면 큰일이잖아요.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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