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선물 상장 지수' 종목 확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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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근 코스닥시장이 연일 폭락하는 와중에 투신권이 5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이런 움직임은 오는 12월 부산 선물거래소에 상장될 코스닥50지수 편입 종목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순매수 규모가 1조4천4백32억원에 달해 코스닥50 편입종목도 충분히 확보해 오히려 보유물량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투신권은 지난 1일 1백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자' 행진을 개시하면서 7일까지 모두 5백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락장세에 지친 개인들이 최근 5일 연속 실망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지수 하락폭을 줄이는 데는 기여하지 못했지만 모처럼 기관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굿모닝증권의 이상호 연구원은 "최근 투신이 순매수를 시작한 것은 그동안 팔 만큼 팔았다는 얘기" 라며 "이달 들어서는 신규등록 종목도 별로 없기 때문에 투신권의 매도물량이 동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투신은 올 들어 1조1천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팔 만큼 팔아치운 것으로 보이는 투신권은 오는 12월 코스닥50지수 상장을 앞두고 편입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투신권은 이번주 들어 지난 4일 옥션.다음.SBS.현대정보기술.한국정보공학.3R.삼영열기 등 편입 예상종목을 사들인데 이어 5일에는 엔씨소프트.이네트.한통프리텔 등을 사들였다.

투신권은 6일과 7일에는 핸디소프트.한통엠닷컴.휴맥스.국민카드.LG홈쇼핑 등을 매입했다.

보험사들도 규모는 작지만 투신권과 마찬가지로 이들 들어 5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코스닥시장 도양근 팀장은 "투신과 보험사들이 물량을 너무 털어낸 터라 오는 12월 코스닥50지수 상장을 앞두고 최소한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매수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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