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대론 펴온 스타이넘 결혼식 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스틸웰(미 오클라호마주) AP=연합]여권 운동가의 우상으로 한때 '결혼은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제도' 라며 이를 일축해 온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신부가 됐다.

페미니스트 잡지인 '미즈' 의 공동 창간자인 스타이넘은 지난 3일 오클라호마의 한 시골에서 아프리카 태생의 기업가 데이비드 베일(61)과 결혼했다.

스타이넘은 정치행동단체 '유권자 선택' 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수년간 평등한 결혼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지만 내 자신이 그 대상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면서 "지금 놀랍고 행복하며, 어느날엔가 이에 대해 글을 쓸 것" 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동안 자신이 결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해 온 스타이넘은 1987년 "나는 결혼이 좋은 평판을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법적으로 말해 결혼은 한 사람과 반쪽짜리 사람을 위한 것이며 결혼 후 여성은 반쪽짜리 비인간으로 전락한다" 고 결혼 반대론을 폈었다.

가까운 가족들과 친지들만이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은 체로키 네이션의 전 대표이며 스타이넘의 친구인 윌마 맨킬러의 애드에어 카운티 저택에서 해뜨는 시간에 맞춰 거행됐다. 주례를 맡은 맨킬러의 남편 찰리 소프는 주례사에서 '남편과 아내' 라는말 대신 '파트너' 라는 말을 사용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