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가로수 뽑히고 트럭 뒤집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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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태풍 '프라피룬' 이 지나간 제주와 서해안 및 그 인접지역은 순간 최대 풍속이 58.3m나 되는 강풍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았다.

◇ 수도권=31일 오후 9시30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항 내에서 인천선적 49t 통발어선 흥해호(선장 김용석.29.경남 통영시 북신동)가 구조신호를 보낸 뒤 침몰했다. 태안해양경찰서는 통상 8명이 타는 이 배의 승선자와 침몰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30분쯤 충남 홍성군 구항면 황곡리 마을에서 20여m 높이의 가로수가 쓰러지는 바람에 길을 걷던 이병후(65)씨가 나무에 깔려 숨졌다.

서울에서는 바람에 꺾여 날린 가로수 가지에 전선이 엉키는 바람에 서초구 방배동.강남구 도곡동.양천구 목동 등 곳곳에서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오후 11시20분 쯤에는 고양시 행신동 행신지구 서광아파트 1002동 1306호 유리창이 깨지는 등 일산신도시와 분당신도시의 아파트 1백여채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 제주=31일 오전 7시30분쯤 강력한 돌풍이 몰아친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2리 해안마을은 폐허를 방불케했다.

마치 폭격을 당한 듯 오충국(59)씨 집 등 80여채 가옥의 유리창이 깨졌으며, 지붕이 내려앉거나 아예 통째로 날아간 집도 10여채나 됐다.

길가던 이 마을 김태용(36)씨가 강풍에 날아온 유리파편에 가슴을 찔려 입원하는 등 주민 34명이 다쳤다.

또 주차해놓은 트럭 등 차량 12대가 전복, 파손됐고 마을 안길의 가로수는 30여그루가 뿌리째 뽑혔다.

◇ 호남=31일 오전 10시15분쯤 보성군 율어면 문양리 버스승강장에서 군내버스를 기다리던 최애순(68.여)씨가 강풍에 떨어진 승강장 지붕 슬레이트에 맞아 숨졌다.

또 이날 오후 2시30분쯤 전북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 노동마을에서 나승우(羅勝宇.63.농업)씨가 강풍에 밀려 갑자기 닫히는 철 대문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구두훈.양성철.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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