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중산층 크게 늘어 … 한자 문화권인 한국 유리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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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은행과 달리 증권과 자산운용사에 대한 중국 시장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합자 증권사가 설립되곤 있지만 외국 기업은 지분을 3분의 1 이상 가지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사무소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이 4년여의 준비 끝에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해 놓은 정도다.

중국증권업협회 양샤오우(사진) 부회장은 “언젠가는 규제가 완화돼 외국 증권사가 직접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간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그냥 둘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 자본시장은 정책시장”이라고 설명한다. 각종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보니 중국 진출에 관심 있는 외국계 증권사로서는 정책 변화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단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면 한국 회사들은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유럽과 미국은 언어와 문화가 많이 달라서 아무래도 중국 체제에 부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한자 문화권인 한국이나 일본은 더 쉽게 들어올 수 있을 겁이다.”

그는 중국 자본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다. 시장 운영체제가 안정화됐을 뿐 아니라 중국 실물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본시장 발전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 즉 전 국민이 넉넉하게 먹고사는 사회를 만든다는 정부의 목표에 주목한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중산층 사회가 다가오면서 자본시장의 중요성과 전략적 지위는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의 진출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에서 펀드 투자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며 “상품을 고객들에게 이해시킬 수만 있다면 한국 운용사들도 성공적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준현(베트남·캄보디아), 김원배(인도네시아), 김영훈(미국), 조민근(중국), 박현영(인도·홍콩), 한애란(두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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